장미 너마저 질 때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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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너마저 질 때 /秋影塔
둘째 아들이 사다준 빨강, 노랑 장미
두 그루
울타리 아래 심었더니, 풍염한 색정이
꼭 한 사람 죽여 못 살리겠는데
목련이고 모란에고
빼앗겼던 마음, 제자리에 돌아와 장미만
바라본다
세상이 모두 꽃 같으니 어찌 장미에만
눈이 머물까마는 초록 옷고름에 사랑을
시샘하듯 입술도 붉어라,
압정 같은 가시에 고정된 내 시선 얼른
돌리지 못하는데
목련을 염습하고
모란을 수습하여 초분에 밀어넣고
다시는 지지 않을 꽃인 듯 네 앞에 섰다마는
머잖아 유월이 너의 화려한 왕관을 벗길
터이니
자신의 가시로 자신의 관에 못질을 하는
날에는
문상하던 하늘도 땀처럼 울어 주기도 할
터이니
꽃 피고 져 명멸하는 숙명의 길
핑계도 사연도 가지가진데
너는 또 무슨 변명으로 나를 달래며 떠나
려나?
꽃잎 한 장 한 잎 떨어질 때마다 안타까이 떨리는
내 구순口脣의 시탕도 너의 쇠락을 되돌리
기에는 무용하여,
지는 네 모습에 나의 한 시절이 또 앓겠구나
댓글목록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와우!
대단 하네요
어찌하면 선생님을 닮을수 있을까요
시어며 표현이며 정말 대단 해요
부러워요 선생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별들이야기님!
너무 그러지 마십시오.
별들이야기님의 소박하고 진솔하며 유머
넘치는 기교에는 아직 못 미칩니다.
그냥
詩作의 한 과정에 불과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꽃은 지면은 뒤이어 대타로 새록새록 피고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는데......
인생은 한번 지면 다음을 기약 못해 내세의 연을
바라볼 수 있을까? 허무로고......
너무 예쁜꽃 좋아 하지 마세요 그 값을
하니까요 가시에 찔리잖아요
볼 수록 매력있고 향기가 그윽하게 스미는 꽃이 좋아라
생각 합니다 ㅎ
고운 시에 즐겁게 머물다 가옵니다
오늘도 즐거운 시간 되시옵소서!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은영숙 님! 맨발로 달려오셨나요?
빨리도 오셨네요. 감사합니다.
장미는 화려하긴 하지만 향은
백합이나 호박꽃에 못 미치고,
그 자태가 요염하여 오히려
소박함을 잃었지요.
장미 같은 여인보다는
연꽃이나 부용화 같은 여인이 좋습니다.
은은하지요.
은영숙님이 혹 그런 꽃이 아닌지.... 상상할
뿐입니다.
오늘도 계절의 뒷뜰 같은 남은 오월
잘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