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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같이 기교적으로 바가지 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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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임동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8회 작성일 16-05-29 12:48

본문

 

 

 

詩 같이 기교적으로 바가지 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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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알박이 다이아몬드 반지까지는

안 가더라도

매일 몇 봉지씩 최상급 아몬드는 사줄 수 있어

꽃다발과 함께 지퍼백을 건넨다

그윽하게 바라보는 갤러리 그림이나

박물관,

방탄 유리벽에 전시물 같이

고추 달린 놈답게 한 방 쏘고 있었다

풍경이 서서히 바뀐다

창틀에는 커튼에 기대어 있는 화분 몇 개

무슨 화초였는지

파랗게 핀 곰팡이는

잿빛 덩어리로 뭉치는 구름을 닮아 있다

오늘은 마요네즈 비가 오시려나


소파가 푹 가라앉는다

왜 놀라는 표정이야

천사이거나 요정에게는 무게가 없는 줄 알았지


살이 베인 상처가 아물때

동반하는 간지럼 같이 기억이 가렵다


파란 채광창에 갇힌 나비 날개가 부딪치는 오후,


공중은 높이로 존재하고

지하는 깊이로 존재한다

독수리가 되거나 지렁이가 되거나

근데 나는 왜 하필이면 나비일까


이제는 넘치는 칼로리를 혓바닥으로 불태우는 그 여자

풀과 과일들이 도마 위에서 토막나는 소리를 낸다

인형에게 의견을 묻는 꼬마 숙녀 같이

혼자서도 쫑알쫑알

칼은 왜 이리 잘 드는 거야

메디인 게르마니, 일체형 세트니까,를 삼킨다

하얀 구름 도마 위에 태양이 또 쪼개진다

빨간 딸기 다음 바나나가 썰린다

그 여자의 시선은 자기장을 띤다

무선충전 밧데리 같이 나를 채운다


가격 딱지는 계산대에서 봐

제에에~ 발

그런 여자가

다람쥐 도톨이처럼 요즘은 동전을 모은다


폐타이어로 둘러쳐진 작은 어선처럼

샐러드 접시에 아몬드를 둘러싸는 소리가 들린다

바둑알을 놓는 듯이 똑,똑 똑 소리

혹은 자신만의 추억을 노크하듯 신중하게

하지만 나에게는

똑똑히 기억은 하고 있는 거야, 고문하듯이 

나는 다음 똑,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언제 끝나는 거야,를

나는 또 꿀꺽 삼킨다


1년에 1번 기억력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보건소 프랭카드가 내세운

그 나이까지는

알콩달콩 함께 하고프다

 



*

창작은 모방의 사생아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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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문장이 잠들어 있던 내 안의 야수성을 깨운다

아, 음, 헉, 쾍쾍 같은 살살 발음이 지나가는

깡통속의 바람, 카페가 저질러 놓는 문장이다

2015년 여름은 문학인들의 뜨거운 한숨으로

그해 겨울은 따뜻했었다

모스기호처럼 띄엄띄엄 외도를 즐기던 나의 시선는

창문 너머로 바삐 가는 저문 달을 바라보다가 그 아래

맞은편 테이블에 실크 스커트가 섹시하다며

잔 밑에 대롱거리는 핏빛 방울로 건배를 건넨다

15년산 스위트 와인이었다 


은밀한 팬티 레이스, 바늘 재봉선까지

선명한  윤곽선을 따라 똑똑 떨어지는

눅눅한 동굴 속에 응결된 물방울이거나 , 혹은

텁텁한 지하 저장고의 숙성의 시간들을 들여다 보듯

갓 올라온 굴뚝의 공순이 같은 약간의 촌티가

최신 트렌드를 감당할만큼의 머리는 아닌 듯 보였다

하지만 저 밑바닥 이웃들이 썩은 시체를 발견하는

이웃 사랑이 넘치는 사회를 위해 건배를 다시 보낸다

젖가락으로 찝어보는 아몬드 시선이 서로에게 머물고

나는 가위 바위 보의 징검다리 설레임으로 건넌다 

여인의 삼겹살 가위 같은 자르기 커튼이 확 지나간다

두 덩이 껴안은 보톡스 입술은 촉촉히 젖어들고

안개 속에 녹아내리는 알프스 뾰족 지붕이 보인다

그림자 연극 같이 구석진 달그림자가 들썩이면서

여인은 다이빙을 하듯이 지퍼를 찾아 몸을 수그린다

물론 구겨진 알루미늄 쿠킹 호일 같이

눌러터진 여인의 입술은 뜯겨져 있고

나는 검은 글자 숲에 시선을 고정시키려 애를 쓴다

내 기억을 이제는 나도 믿을 수 없어요 같은

눈치껏 엉켜붙은 나의 상상력은 벌거벗은 에덴일까

곧 셔터문이 내려질 깡통속의 바람, 카페

항아리 속에 묻어두는 한이 있어도 쓰겠다는 끈기 만큼 

늘 그 끝은 침대 바닥으로 고정된다

여기 중력의 종착역을 고집하는 네온꽃이 곧 저문다

내 오랜 버릇을 바울의 회심처럼 확 뜯어 고칠 수 없어서

신경질적인 의자 다리로 거미줄 타일을 획 비틀며

날카로운 소리로 여인의 손놀림을 잘라내려는 데

뜬금없이 이, 뭔 소리인지

아저씨, 저는 친구를 찾아온 거지

종업원이 아니란 말이예요

하지만 아찔하게 짜릿하기는 하네요

참 짜릿한 친구들이 많을 것 같아 참 부럽네요

냉장고 문짝에 둘러쳐진 고무 자석 같이

하드커버 책을 확 닫는다

그 여인의 선홍빛 팬티, 레이스 문자들이 출렁거린다

마지막 장면이 제 2탄을 예고하는 스릴러 영화 같이

찢겨나간 화면을 보는듯 섬뜩하게 훼손된 립스틱을

다시 한번 더 마시고 싶어진다


이런 걸 초짜의 행운이라 하는 걸까

어쩌다 걸작이 탄생하듯이, 한때는 나도

이 여인처럼 깡통 속에 바람이고 싶었었다

 

 

 

 

 

 

*

바흐 덕분에 그럭저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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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베르크 변주곡이 흐르는 아리아의 아늑한 소리가 날린다

바윗돌 말줄임표가 찍혀있는 산책노 물길의 대각선 스피커처럼

남자도 고갤 숙이고 있다 하다마는 생각을 이어가는 걸까

전기톱에 시동을 건 남자가

나무들을 바라보면 지을법한 표정을 하고 천천히 걸음을 멈춘다

가만가만 보면 그 위를 지날때는 모두가 하나 같이 고갤 숙인다

마흔에 이르면 대개는 기억이 추억에 도달한다고들 하는데

그래서 일까

결코 졸리지 않는 선율이 끝나간다

발밑에 반쪽 날개를 물고 가는 좁쌀 개미가 보인다

칭찬도 좋지만 돈이 더 좋아요,하는 아이 같은 날개가 반짝인다

횡단보도 신호등이 깜박거린다

자동차 길 위에 놓인 페인트 징검다리를 밟아간다

부드러운 향기가 타는 뺨, 검은 양산 속에

란제리 레이스를 통과한  머리카락에서 풀어진 린스향이

가느다랗게 날아오른다 한때는 만난다는 생각의 생각만으로도

가슴은 부풀어 올라 몇 계단씩 생략하며 뛰어오르던 그 향수다

우리 집 진입로에서 거실까지 닿으려면

계절이 한 번은 바뀌어야 해요

걸음을 재촉하는 머리 위에 푸르른 깜박깜박 등이 떨어진다

날씨 때문에 한잔 했어 하기에는 너무 좋은 날

누가 눈치채기라도,,,,,,햇살과 햇볕

내리 쏘는 것과  내리 쬐는 뭐 그런 식의 사전적인 이야기들

간단 명료하게 해의 살과 해의 뼈는 아닐까

구름은 지방살이고 

달빛이 내려앉은 쇼파

조그만 부채처럼 한 남자의 그림자가 바닥에 펼쳐져 있다

너는 너무 작아

네가 큰 거야

그림자를 잡고 불쑥 일어서자

마호가니 나이테 물결 위에 촛불의 호흡이 흔들리고

검지로 똑똑 던져 넣는 소리는 풍덩 풍덩 눈물이 된다 

바닥의 장점은 추락의 염려가 없다는 것

그래도 붉은 빈 택시 불빛처럼 초조한 걸까

리히터 지진계로 갖다대면 바늘은 흐느낌을 감지할 수 있을까

바윗돌이 조약돌이 되기까지

강물은 얼마나 많은 춤을 추어야 했을까

어느 강가의 떨그럭거리고 있을 조약돌을 떠올린다

등뒤로는 저 멀리 아파트 불빛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책으로 벽을 쌓았군

책을 몽땅 읽어도 그냥 앵무새일 뿐이야

책을 읽어치웠다, 보다는

책이 뇌를 읽어치웠다가 더 옳을 걸

골든 베르크 변주곡이 흐르는 아리아가 강물처럼 흐른다


 

 

*

질투심은 방사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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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은 키가 컸으며

별장은 낮았다

진입로는 넓었다

천국으로 가는 길은 험하기 때문인지

4륜구동 지프가 즐비하다

동화 속에 백조라도 기다리는 듯

거실 만큼 넓은 연못이 있다


언덕 위에

지루해진 바베큐 노을이 저물고

바퀴벌레를 섬멸하듯이

나를 훑어본다


딴 여자한테

그만 좀 껄덕대라고 했어 안했어, 응

작고 깡마른 가이거 계수기가

땍땍거린다


천국에도 휴일이 있을까


눈물 한 방울이면

오수로 변할 그녀의 화장발이 묻는다

듣다 말고, 어딜 가


뒤돌아선 나는  

오줌 탱크 비우러


앞뒤에 어둠 조차 묘하게

공중에서 멈춰 선다

 

 

 

*

에델바이스

,

,

,

한바탕 신나게 휘젖고 나서

저 여인은 또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

새벽에 올께

와야 오는 것이다

한참 남은 저 구멍의 피로를 엿본다

방음이 부실한 뒷골목 귀퉁이방

멀뚱멀뚱 창가에는 달이 떠 가고

포주 이모의 흥정소리는 차곡차곡 높이를 쌓아 올린다

몇 개로 계산되는

몇 탕의 낯선 남자들

나쁜 소문은 빛보다 빨라서

과거까지 훤히 드러낸다

이 년, 저 년 하면서


어디선가 피리 소리가 난다

꼭 이 맘때쯤이면

6월,

어느 초등학교 음악 시험일 것이다


어느 아이의 알프스일까

창가에 너덜너덜 흐느끼는 밤안개 속에

한 사내가 귀를 세우고 있다


 

 

*

아틀리에

,

,

,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아이 적 창문에는

어른이 되어온 한 남자가 내려다 본다 

낮게 걸린 낮달 아래 그 작은 키는

까치발을 하고서도 목을 길게 빼고서야 보였던

서늘했던 그 바닷 바람이 벽을 스친다

빨간 벽돌 바닥에 장작개비 더미 위에는

버석버석한 파도의 얇은 비명이 쓸리고

거미줄 친 망가진 격자창을 흔들다 간다

눈빛은 헝글어진 희미한 기억을 붙잡고

발 아래 자갈 바닥을 두드려본다

파도처럼 출렁거리기라도 하듯이

유년시절이 구르던 풀밭 위에는 노을빛이 흘러들고

느티나무 가지는 얼굴을 까맣게 가리고 있다

터키의 술탄이 비스듬이 누워 있듯이

페인트 칠이 벗겨진 나무 벤치 사이에는

기다란 풀줄기가 틈새를 파고들어

앉을수가 없다 깊고 슬픈 풍경 소리가

기울어진 처마끝에  뚝뚝 떨어지고

그림을 사랑하기를 원하셨지만

화가가 되는 건 원하지 않으셨어, 엄마도 아빠도

등뒤에 책가방이 통통 뛰어가던 작은 이모는 없다

잔물결 웃음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먼지 낀 창가에는 테레빈유, 뎃생의 하얀 토르소가

자기 배경음 속으로 자연스레 스며든다

빨간 플라스틱 삽과 노란 양동이가 모여있던 구석,

사물은 늘 공간을 먹어 치운다

풀잎에 민달팽이, 조그맣게 꼬아진 분홍색 귀조차도

건축학적인 비율로 나선을 이룬다

어떻게 빛과 그림자를 끌어 모으는 걸까

아직 살아 보지 못한 삶을 향해

울타리 들장미 계단을 밟아가는 어린 발자국 소리마다

남자는 오랫동안 불 꺼진 집의 뼈대 안에 손을 내밀어 본다

슬픔이 없는 세계로 다시 데려다줄까 싶게

투명한 물거품처럼 둥근 지붕 밑에 뚫린 파란 채광창,

검은 눈동자 속에 눈물이 몇 개 걸려 있다

아이는 허기진 듯 격렬하게 모든 걸 지켜본다

색칠 책에 신나게 색연필을 문지르고

빈 곳을 찾아 채우는 페이지 마다

먼지가 빽빽히 들어차 있다

책상 위에 성당 지붕 모양 손깍지를 무너뜨리고

그 아이는 팔짱을 낀다

삐꺽거리는 이모의 의자 소리는 어디로 갔을까

해가 어디에 있는지 늘 알고 있어야 해

그래야 진실을 얻은 그림자도 따뜻해질테니까

도시의 외곽순환 도로를 두르고 있던 가로등이 켜진다


해변가에 쏟아지는 아이들처럼

발가락보다도 목소리 파도에 먼저 가닿던

그 여름날을 떠올리네

야금 야금 갉아먹힌 풀잎 시계 위에

정원의 그 들장미는 향기를 차려입고

파도는 하얀 물거품을 터뜨리네

그대는 고개를 끄덕, 끄덕이네

어둠 속에 남겨진 발자국을 더듬거리며


스커트 밑에 면도날이라도 달고 있겠다 싶은 목소리가

남자의 귓등에 부딪친다 

이제 가자, 무서워

초록에 잠겨 질퍽거리는 소리가 흩어진다


먼지 낀, 유리창은 유효기간에 지쳐버린 콘돔 같다

저 작은 봉지에는

아직도 뜯겨지지 않는 작은 모험이 들어 차 있을 것, 같아

남자는 자꾸만 뒤돌아 본다





 

 

*

詩心은 시신으로 완결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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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도 종말에 대한 집착과 맞물려

화단을 기어나온 지렁이는 파리를 끌어모으고

목소리만 카랑카랑한 설교는 땡볕이다

콧잔등을 긋고 가는 산들바람과

예배당 느티나무 그늘 아래

시적인 방식으로 혼자 떨어져서

짱돌이나 자갈로 부르는 현실을 떠나

나를 위해 묘사해준 공간으로 떠나갔다

조약돌로 물수제비를 뜨던 낭만 속에

가라앉은 시심의 멋진 약속이 모이는 곳으로

내 마음은 몇 탕의 동심원으로 건너뛰지만

가라앉은 깊이를 누가 건져낼지는 회의적이다

타고나지는 못했어도

흉내쟁이는 되어야지 하면서 타협한

실패한 낭만주의는 냉소주의가 되기 마련이다

모든 게 다 무대 장치 같다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떠 도는 양떼 구름 아래

밑줄을 긋고 가는 비행운과

6월을 틀어쥐고 흔들리는 코스모스처럼

한여름 밤의 꿈으로 살아가는 그들 앞에

베니스의 상인을 엄마 아빠로 둔 그들 뒤에

시적이라 확정된 시어들을 모아서 흔들어 본다

내 왼쪽 엄지의 허연 손톱반달이나 바라보면서

예배가 끝나자 바글대는 사람들을 훑어보며

목사님이 윙크한다 멋졌어요,로 해석되었는지

저 희극의 구더기떼가 기어가는 거리를 잰다

내 화병에 꽂아야지 하던 생각을 털어낸다

꺽어진 모든 꽃은 아스피린을 좋아한다

화장실에 한 방울 유한 락스도 좋고

미녀와 마녀는 한끗발 차이다 

 

 

 

*

詩的 사산아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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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포장지를 뜯은 비누처럼

오직 기다림만이 흐른다 저 우윳빛 물안개처럼

세상의 첫 울음 소리를 빼앗긴 어미의 눈물 속에 

저 아기의 거품도 그렇게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은녹색의 길죽한 물푸레나무 머리채가

영원의 시간 속으로 잠입한다

퐁당퐁당 눈가에 진동하는 갈망의 파문이 일면서

배 속의 아기 발차기가 되돌아 오고

에드거 엘런 포의 어둠 속으로 무한히 뻗친다

잃어버린 제 젖먹이를 찾아서

대공포 같은 눈초리로 천장을 수색한다

카타르시스 시트 속에 하얗게 덮여 있는

어떤 기다림만이, 영원히 오지않을 울음만이


어스름한 한쪽 기둥에 푸른빛으로 빛난다

끈 달린 검정 운동화가 후다닥후다닥 노를 젓는다

아기의 윗입술이 동그랗게 어미의 꿈을 말면서 

맞은편 지하, 노래방 팡파르가 그 위에 드리워진다 

폭삭 기운 빗방울은 후드득 후드득으로 떨어지고

통통하게 방긋 웃는 발그레한 천사 구름은 떠 간다

까마득히 잊힌  신문지 사회면 어쩌면 여기저기에

등하굣길 공중 화장실에

대문이 열린 골목길 둘둘말린 검은 봉지에

내버려진 호흡은, 여전히 최악의 불확실성 속으로

새근새근 잠든 어두운 항해를 계속 고집한다

저보다 더 덜된, 것들이 얼마든지 널렸다면서

제 작은 비탄의 거품을 거창하게 비벼댄다

 

 

 

*

詩쓰기는 인스턴트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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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순한 양들이

카페인으로 하품 사태를 막아내던 하루가 버려져 있다

검은 승용차에서 칵, 뱉어내는 길거리 가래침까지

반대편 회색빛 하늘 아래 더 멀리 보이는 백운대 쪽으로

테이크아웃 거피통이 밟히는 소음과

살아서 내던져진 니코틴 연기가 길바닥에서 기어 오른다

도로 위에 맨홀 뚜껑을 두들기던 산비둘기가 갸우뚱거리며

죄수나 느낄 법한 쓸쓸함을 뿌린다 어느 흐리고 안개 낀 6월

연못가에 버드나무 줄기와

불붙인 담배의 시간이 중력에 저항하는 연기를 뿜어올린다

수많은 사춘기 소년소녀들이 짐을 꾸리고

방범창에 목을 매거나

아파트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바람이 떨군 담뱃재처럼

자연사를 기다리는 데 최적화된 자들의 지성을 비웃으면서

18살까지만 살고 싶어요 그 세대였다 나는

최종 거주지로서의 끝을 선택하기 전에

결국 삶이라 뭔가 위대한 완성을 이해하는 것일 것이다

슬픔이란 음악과 같아서 시간이 풀어내는 숨결이다

첼로와 더불베이스로 무장한 브람스 협주곡이 내달린다

싸늘한 바리톤의 음성으로 뒤돌아선 바람소리는 서정적으로

이맛살을 찡그린 채

詩 속에서 삶을 바꾸는 지혜에 관해 고뇌한다

완벽함이 규범인 곳에서

내가 신경 쓰는 이 모든 것을

언젠가는 놔버려야 한다는 사실도 안다

장식도 속임수도 없이

있는 그대로 묘사되는 순간 말이다

휑덩그렁 놓인 정직의  그 순간

낡은 질문에 대한 무언의 대답이 눈을 따갛게 한다

양과 장미꽃을 걱정하던 어린 왕자는 어디 갔을까

장미꽃을 위해 양 울타리 그림을 그려주던 생텍쥐베리는

보아구렁이 모자는, 바오밥 나무는

아주 조용한 책장 뒤에 숨어 어두침침한 먼지를 덮어쓰고 있지만

아직도 양이 장미꽃을 먹어치울까 걱정하는 꿈을 꾸곤 한다 지금도

방치되어 우거진 뒷마당에, 프롤레타리아적인 양심 위에 별도 무성하다

더는 증명할 것도

승리하거나 패배할 것도 없는

추함과 아름다움을 잇는 끈이 끊어지면서

장미꽃 울타리를 넘어 골목길로 타들어가는 담배연기는

깜박거리는 붉은 신호등 꿈을 스쳐간다

사랑이란 어떤 사랑의 허상을 좋아하는 것이다

이상화된 타인은 우리 가슴 속에 늘 함께 하니까

여인은 공간의 경계를 구부려 새로운 차원을 열어젖힌다

연약한 플루트가 상대성의 법칙을 파괴하고

오보에가 유리공처럼 통통 튄다 G장조 음계 위에

태양을 직조하고 블랙홀을 조각하면서

당신의 공간이 중력을 획득하고 나의 귀를 힘껏 끌어당긴다

드뷔시의 눈송이가 흩날리고 베토벤의 군인 정신이 쿵쾅거린다

쇼팽은 마호가니빛 위스키를 꿀꺽 넘긴다

흩뿌리는 고음의 흑진주빛 어둠이 묵직한 접이식 문을 지나가고

비상구도 빌딩의 지평선도 지워진다

그저 현재만이 있을 뿐인데

아, 그마저도 저 여인의 환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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