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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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올 듯 말듯
안개에 젖은 날은 네가 보고 싶다
후원에 핀 복숭아꽃
네가 다녀간 후에 열매가 맺었다
그도 지난여름의 이야기
상추를 뜯어 쌈밥을 먹는다
풀 메긴 모시 적삼 상보를 준비해놓고
기다림에 익숙해지는 길
마주 보고 밥 한번 먹는 일이 그리 힘든 일이다
개나리 봄을 물고 온 날에
목련이 지기까지 나는 몸이 아팠다
부질없음에 꽃자리 푸른 잎이 돋아나도록
기약 없는 저녁에 장미가 피었다
찔레꽃 피면 찾아온다던
애증의 그림자가 져 버린 뒤안길
체념을 배우기에 살갑던 정이 그리워
나를 잊고 네가 가는 길이 편안하기를
노닐던 한 무리의 잉어떼
갈바람 소리 없이 늙어도 갈잎은 서걱대고
계절을 잊은 바람은 그때나 지금이나
금방 다녀간 네 뒷모습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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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찔레꽃 피며 온다든 님은 오지 않고
기다리는 맘 애간장 타구나
저녁노을 앞산 끝에 머무르는데
행여 올려나 동구 밖 길목으로만 눈이 가네
좋은 글에 웃음 짓습니다
늘 향 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