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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그 기쁜 이름이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최승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748회 작성일 16-05-24 05:24

본문

 

 

어머니! 그 기쁜 이름이여

 

최 승 화

 

빚쟁이 독촉하던 날

부들거린 마루는 사시나무였습니다

한양 년 눈치 보는 낭군 육자배기

읍내로 가시면서

아버지는 늘 한분이시다 하셨습니다

미련 남은 아버지 육자배기는

돌아오시던 십리를 백리로 만들었습니다

양과 염소 같은 큰형님과 막내 삼촌

몰래 삼촌에게 계란 한 개 주시면서

소풍 잘 다녀오라 하셨습니다

가뭄에 말라비틀어진 대마 너르시며

부르신 베틀가 후에

구멍 뚫린 교복 여며 주시면서

오늘만 입어라 애원 하셨습니다

친구가 찾아오던 날

옆집 쌀 한 그릇 빌어다

보리밥에 감자 넣고 위에 쌀 살포시 놓아

체면도 차리실 줄 알았습니다

큰형님 중선배 멀미 팔아온 삼십만원을

가슴에 부둥켜 안으시고

몰래 다녀오신 당신

눈을 보고 말았습니다 압니다

울지 않으셨던 당신 몫으로

저는 밤새 울어야 할 모양입니다

엉엉 울고 싶은데

울지 말라셨던 말씀 받들어

소리 내지 않으렵니다

어머니!

그 기쁜 이름이여

당신으로 하여 내일은 당신의 것 이옵니다

죽어도 잊지 아니할 당신이여!

 

 

2003년 처음 시마을에 온 날 적은 글

최승화

전남 고흥 나로도

1967년생

국립세무대학교 졸업

현재 관세청 근무

 

.

추천0

댓글목록

예시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예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휴, 기 팍 죽이네요...처음 시마을에서 온 날 적은 첫 번째 시?....에구..디게 잘 썼네요..
근디.이 곳도 이력서?...

휴,,우리 어머니 세대...정말 가슴  아프고..눈물 나고...그냥 그냥...고개 절로 숙이게 되요...

아, 참 시 낭송 목소리 주인은 누구에요?

풀하우스님의 댓글

profile_image 풀하우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때 그 당시 시가 지금 시보다 더 좋네요..
그 때는 마음을 비워서 편하게 쓴 글이고..
지금은 더 잘 쓸려고 노력해서 쓰는 글이고..
이 시처럼 쓰면 된다니까요..
더 잘 쓸려고 "노력"하지말고 편안하게
이 글 처럼 마음자리에서 그냥 술술술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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