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가시나무 꽃 떨어 진다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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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가시나무 꽃 떨어진다 /秋影塔
밥풀떼기 꽃의 설움을 어찌 알았는지
꽃잎 질 때마다 작은
새 한 마리 와서 운다
어미를 잃었는지 지아비를 보냈는지는
몰라도
꽃잎 떨어질 때마다 따라나서는 새야,
작은 슬픔도 모이면 통곡이 되는 걸 아느냐
꽃 같지 않은 꽃인 내가
독기 품은 잎에 갇혀 받은 설움이
한 섬인데,
태형으로 치자면 곤장이 일백여 대라,
새야, 나 진다고 앞에 와 네 울음 섞지 마라
이 고개 넘어가면 다시는 죽어,
죽어 못온다
함께 가겠다는 건지, 잘 가라는 건지는 몰라도
동행 없이 나선 길, 이 길에 너 같은 울보
길동무가 무슨 소용이랴
피고 질 때 봐 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만
나, 다 지고 말면 그때나 와서 울어주렴
네 울음에 내 눈물 섞여 피 맺히듯 새빨간
열매도 달릴 테니
댓글목록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추시인님!
점심은 드셨습니까?
새을 끌어 들여 이별을 노래하구
멋지십니다
이제 등단한번 해보심이 어떠 실런지요
멋진 오후 되시구요
추영탑님의 댓글

아유! 무슨 말씀을요.
당치 않으십니다.
등단을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 사람은 아직 멀었을 뿐만 아니라, 결코
그럴 마음도 없습니다.
"무슨 시인이 저래?' 소리를 듣느니 차라리
아무에게도 흉잡히지 않고 마음대로 끄적거릴 수 있는 지금의 이 상태가 나에게는
딱 어울립니다. 시인도 못 되고 죽었다, 이건
전혀 부끄럽지 않은 겁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비가 개이니 날씨가 다시 더워지네요.
즐거운 오후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