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때 여섯 아니면 일곱인데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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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때 여섯 아니면 일곱인데 모르겠다
양재석
내가 그때 내나이를 정확히 모르겠다
어느날 잘 키우시게 하며
박노인은 송아지 한마리를 사주었지요
아부지는 연신 허리를 굽히면서
예예하며 고개숙여 인사를 합니다
비록 병작소 였지만
송아지는 우리집에 희망 이었지요
소가 없으면 농사를 지을수 없던 시절이니
말하면 뭐 하겠어요
그 소주인은 동네에서 첫째 부자였고
집문서를 잡아두고 돈을 빌려주기도 했지요
사람들은 뒤에서 흉도 보고 욕도 했지만요
그노인이 보이기만 하면 달려가 인사도 하고
건강하시냐고 안부을 묻기도 했지요
그노인이 하는 일이라곤
종일 그늘나무에서 부채 부치고
서늘해지면 빗독촉 하는것이 전부 였지요
근데 어느날인가 뒷짐을 지고 우리집에 나타났지요
소막을 들여다 보고는
여보게 자네는 뭐하는 사람인가
소가 저게 뭔가
아무것도 주지 않는 것인가
자네가 그리 한다면 내다 팔겠네
한참 으름장을 놓고 돌아간다
아부지는 아무 말도 못하고 하늘만 쳐다 보셨다
어무니는 말없이 밥을 지으셨고
아부지는 가마솥에 여물을 잔뜩 넣고 불을 때셨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놈은 누룽지가 먹고싶어
어무니가 장독대에 가시는걸 보고서는
밥솥에다 불을 더 지펴지요
아부지와엄니는 모른체 하시며
무슨말인지 알수없는 얘기는 끝이 없었고
그날밤 호롱불은 기름이 아깝다 하시며
일찍이도 꺼져지요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별들이야기님
밤이 늦었습니다
그때는 아마 누룽지 가저다가 아빠 엄마 몰래 먹도록
호롱 불을 일찍 끄셨을 것입니다
유년의 추억이 깃든 고운 시를 잘 감상 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 밤 되시옵소서
별 시인님!! ~~^^
추영탑님의 댓글

동네에선 몇 집 빼고는 다 고만고만한
살림살이들이었지요.
정겨운 슬픔들이 굴뚝의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글입니다.
아픔도 추억이어서 이제 그런 이야기들을
부끄러움 없이
회자해 보기도 하는 것이지요.
다시는 그런 시절은 없을 겁니다.
언제 읽어도 살가운 이야기들입니다.
폭염에는 冷자 붙은 술 한 잔이 최곤디···
····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은시인님!
참으로 아픈 기억 입니다
철없는 나는 누릉지를 먹겠다고
불을 지퍼으니
철이 없지요
얼마나 부모님은 마음 아파쓸까요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추시인님!
다시는 그런 세상이 없겠지요
없어야 하구요
선생님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어요
감사 합니다
풀하우스님의 댓글

농경시대엔 소가 집에 보물입니다요
평소엔 밭갈고 농사짓고
대학등록금,시집가고 장가가면
송아지 팔고 소팔고...
집안에 보물 1호입니다.
감사합니다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감사 합니다
핸 입력 했답니다
전화 드려도 되는지요
끝나고 밤에요
풀하우스님의 댓글

지금 사무실에 있습니다
요즘 좀 조용합니다
하세요..
노정혜님의 댓글

아파하면서도 아픈 추억 잊지 못해
그리움속에 삽니다
고운 시향에 머물다가 갑니다
향 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