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의 문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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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耳順의 문턱에서 / 테우리
해도 비틀 달도 비틀 별들도 하나 둘 시야에서 사라져가는가싶더니
몸과 마음이 따로 놀기 시작한다
한때 근본이 어딘지도 모르고 오락가락 헷갈리며 납작 엎드리던 개민들레 같은 초생이었다. 그럭저럭 눈치나 대충 살피며 이리저리 기웃거리던 들고양이 같은 중생이었다. 작심한 불혹의 언덕에선 오히려 혹하였고 지천명의 정상을 밟았어도 하늘의 뜻을 깨닫기는커녕, 무뢰하게도 희끄무레한 새치만 잔뜩 늘었는데 이순의 내리막길을 밟으면서부턴 할배무덤 할미꽃처럼 고개가 저절로 수그러지는 만생이 되었다. 넘어질까 두려워서 혹은 싫든 좋든 끄덕 끄덕 오냐 오냐하면서
3650여일 지평의 벼랑을 더 내려가야 편안한 종착역 종심從心이라는데
과연, 그 때 내 몸뚱이는 내 맘대로 움직일 수 있을까
추풍낙엽이 버티면 버틸수록 흔들릴 텐데
마음도 따라 비틀거릴 텐데
그래, 내친김에 생불生佛의 완생完生으로 가볼까
백발마저 다 사그라질 백팔세까지
염불 같은 시라도 읊으며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부디 남은 여생 펑안 하십시요.
가슴에 깊이 남는 글 입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고맙습니다
어렵겠지만 그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늘이 살펴주시는 한
오영록님의 댓글

뭐 벌써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요..
뻥이 조금 ㅋㅋ
나는 마음 뿐 몸땡이는 영~~ 뭐뭐 입니다.
저도 주변에 머리없는 시라도 지으면서...
김태운.님의 댓글

참말로 못 믿으시니 거짓말이 되겠군, ㅎㅎ
샘도 한 번 운동장에서 축구 십분만 뛰어보세요
어쩌나 몸이 마음과 같이 붙어다닐 것 같나요?
이건 순전히 뻥튀기가 아닌 뻥차기 올시다
풀하우스님의 댓글

글 참 좋습니다.
건필하시고 건강세요..
김태운.님의 댓글

정체를 숨기시느라 참으로 애쓰시겠습니다
ㅎㅎ
날은 더운데 어찌 해가 안 보이는군요
감사합니다
金富會님의 댓글

아직은 이순이 저 멀리 있는 것 같은데....
세월 참 빠르겠다는................
이순을 넘으면 무엇이 있을지....짐작도 안 가지만..아마 그 때도 저는
개민들레 처럼 납작 엎드려
삐죽하니 손만 뻣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바람이라도 느낄 수 있으면 다행인데......
좋은 노래와, 좋은 작품 잘 감상하고 갑니다.
자주 문안드려야 하는데....말이죠...^^ 형님...건강하세요
김태운.님의 댓글

어이쿠, 우리 김부회시인님, 오셨군요
요즘 제가 공로연수 준비하느라 오락가락입니다, ㅎㅎ
아우님의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언제 안 내려오시나요?
저도 서울 간혹 올라가지만 얼른 일만 보고 내려오기 바쁘네요
며칠 후에도 예정이 있지만 역시 서두르다보면...
여유를 가지고 놀다오기도 해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