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vegetarianism)로 산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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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vegetarianism)로 산다는 건
이영균
채식주의는 자칫 편식이라 오인하는 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말라깽이 저 *당고개 같은 사람 쓰러지겠다. 곧
몇 끼니만 더 지나면 새파란 물미나리가 갈대가 되고 검불이 되어
점점 더 가물어 가다가 가벼운 몸 가볍게 가벼운 의자에 앉히고
차 한 잔에 몸을 부풀려 보겠다
시행착오라며 방법을 바꾼다. 책장을 넘긴다. 함께 읽어본다
최강의 채식방법은 넝쿨 숲이 우거진 순수 원시림인 비건(Veganism) 이고.
2단계는 그 숲에 길을 내어 우윳빛이 돌게 하는 낙토(Lacto vegetarianism)다
3단계는 낙토에서 넝쿨을 걷어내어 오물 라이스를 이루는 오보(Ovo vegetarianism)이다
4단계는 낙토와 오보를 어우러지도록 가꾸는 낙토-오보(Lacto-Ovo)다
5단계는 숲(낙토-오보)을 정원으로 가져오는 세미 베지테리언(Semi vegetarianism)이다
6단계는 정원에 연못을 만들어 조개와 물고기가 살게 하는 피스코(Pescetarianism)다
7단계는 그곳에 닭을 함께 기르는 폴로(Pollotarianism)다
8단계는 닭 외의 가축은 기르지도 않고
축산가공은 더더욱 하지 않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ism)이다
간혹 식물도 생명체이므로 유실수를 싶어
나무가 생산한 열매와 씨앗만 섭생하는 프루테리언(Fruitarianism)이나
공기와 햇볕만으로도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 브레세어리언(Breatharian)도 있는데
이는 시행 중 목숨을 저버릴 수 있어 보류한다
끝으로 9단계는 승려가 갈비탕을 먹어도 고깃덩이만 없으면 육식이 아닌 것처럼
육류의 국물만 먹는 것 이것을 우리말로 비덩주의라 하는데
비덩(비(非) 덩어리)채식주의로 강도를 낮추기로 하고 책장을 덮는다
찻잔을 씻으며 식단을 고쳐 쓴다
이로써 검불이 다시 새파랗게 물오르는 아침을 보겠다
아침 식단을 비우고도 확신이 서지 않아 또 책을 넘긴다
또 차를 마신다. 약간은 묵직한 몸 묵직하게 묵직한 의자에 앉히고
채식 아닌 채식을 하며 온전한 채식을 생각한다
몇 번을 더 착오를 겪어야 온전해질까
그렇게 주장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흘러갈 것이다
그 몸의 숨이 끊어지면 또 다른 누군가가 또
잡식으로 변화해온 인류의 진화를 모순이라 여기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인간의 육신이 온전하게 진화하는 그 날까지
갈구하는 것
*당고개; 수많은 기원이 서린 돌무더기가 있는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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