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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9회 작성일 16-05-20 21:39

본문

참새들이 하교한다.
재잘재잘 제 잘난 세상의 참새들
집으로 가는 길은 저리도 좋은 것일까?

필동의 한옥 마을
아내와 찾은 오후 한낮의 땡볕은
한옥의 돌계단에 걸터앉았다.

한옥 마당을 달군 희뿌연 흙
내 유년의 텅 빈 운동장
시소의 중심은 기억을 기울여 놓았다.

도심의 한가운데에 우뚝 선 남산 타워
남산골이라 했나? 시냇물이 흐르고
꽃창포가 머리를 감는다.

서울, 육백 년
볼거리로 전락한 운현궁의 봄은 온 것일까?
중심은 강북에서 강남으로 기울었다.

북촌의 골목길은 요커들의 세상이다.
소프트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탑의 중심을 잡는다.

손바닥을 펴서 등에 되면
척추의 골을 따라 우묵한 등골,
3번 아니면 4번 허리뼈에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땡볕에 그늘로 밀리고
달관에 들뜬 열정은 다리 저림으로 주저앉고
오후는 해거름이 부끄러운 하루다.

잠에서 깨어
아파트를 가득 채운 참새들의 하굣길은
평일 저녁을 느슨하게 당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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