卒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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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보다 건실한 종족보존이라는 측면에서 결혼제도는
인류가 나름 합리적인 방법으로 택한 제도이긴 하다
원시시대에는 요즘과는 달리 명백한 모계사회였다
남자라는 건 그저 가다 오다 만나는 뜨내기 같은 존재였고,
사회는 여성 중심의 일처다부제일 수밖에 없었는데
인류가 떠돌이 수렵생활에서 농경정착생활로 접어들며
종전의 모계사회는 혈통 질서의 확립이란 측면에서
자연히 부계사회 (일부다처제 및 일부일처제)로
전환되었던 것
그 같은 결혼제도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많은 변화가 따르는 것 같다
즉, 결혼이란 제도로 인해서 파생되는 제 문제점들이
노정됨에 따라 그 어떤 새로운 질서도 요구된다고 할까
근자(近者)에 <졸혼>이란 말을 접하고, 생소한 느낌이 있었는데
종래의 결혼생활에서 요구되는 인위적 질서 (가족을 위한 희생과 헌신)에서
탈출하고픈 잠재적 욕구가 그렇게 현실화되나 보다
卒婚 - 종래의 결혼에서 졸업하다
내 나름, 생각하건데 이는 이기주의와 구별되는 개인주의의
본격적인 발로 같다
이기주의라는 건 <남이야 어떻게 되던 나만 잘되면 된다>이지만,
개인주의는 <다른 이에게 피해를 안 주며 자신만의 온전한 생활>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 척도는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요즘에 <친구 같은 부부>라는 말도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번거로운 이혼 같은 거 보다는 차라리
졸혼이 더 낫단 생각
(가령,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바에는 차라리 - 웃음)
- 희선,

결혼(結婚)에 관한 짧은 생각
윤기(潤氣) 잃은
독신의 맑은 그리움
그리고,
상실한 고독의
아름다움
결혼 안하길 잘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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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졸혼이란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우리에게는 생소한 말인데요.
일본말로는 '소츠콘'으로,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이지만, 실제로 혼인관계는 유지합니다.
이혼도, 별거도 아닌 이 졸혼이라는 새로운 풍속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미국 CNN에까지 소개됐습니다.
보도에 안병욱 기자입니다.
【 기자 】
36년간 결혼생활을 해온 60대 일본인 부부입니다.
자식들이 독립해서 집을 나간 뒤 각자의 꿈을 찾아 3년 전부터 '졸혼'을 택했습니다.
현재는 따로 살고 있지만 한 달에 한 두 번은 꾸준히 만나고 있습니다.
▶ 인터뷰: 이토 요시히데 / 졸혼 선택한 63세 남편
- "아내의 일을 돕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도쿄로 찾아갑니다."
혼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서로 좋은 감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화 끝에 헤어지는 이혼과는 다르고,
정기적으로 만남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별거와도 차이가 있습니다.
지난 2004년 졸혼에 관한 서적이 나오면서 알려지기 시작했고,
2013년 유명 개그맨이 졸혼을 선언한 뒤
일반인 사이에도 퍼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스기야마 유미코 / 책 '졸혼을 권함' 저자
- "결혼한 사람들의 스타일이 바뀌고 있어요. 그래서 졸혼이 인기를 끄는 것 같아요."
졸혼이 유행하는 건 고령화로 인해 혼인 기간 자체가 길어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란 해석입니다.
특히 가정과 남편을 위해 그동안 희생해 온 여성들이 졸혼에 찬성하는 분위기입니다.
MBN뉴스 안병욱입니다.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졸 혼도 좋을 것 같다
서로의 가치를 찾아 누구의 묶음에 얽혀 있지 않는 삶
좋을 것 같다
부부의 연은 그대로 두고 자신의 빛을 찾을 수 있음 참 좋다
좋은 생각에 머물다가 갑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시대의 변천에 따라, 결혼의 가치관도 변함이겠지요
우리네 아빠 .엄마들은 생각도 못할 일 (웃음)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노정혜 시인님,
민낯님의 댓글

졸혼도 한 방편이 될거란 생각입니다.
이혼도 할 수 없고 같이 있기도 불편할 때에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아요.
그러면 서로의 빈자리를 소중했던 부분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선곡 쥑입니다요. 잘 보고 잘 듣고 갑니다.
피탄님의 댓글

적당히 거리 유지하기. 쇼펜하우어 왈, 고슴도치 두 마리가 추운 겨울날 바깥에서 서로의 온기를 느끼기 위해서는 가시에 찔리지 않는 거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이란 모두가 고슴도치, 항상 가시 바짝 세우고 살 바에는 가끔씩 놓아줍시다.
안희선님의 댓글

극에 달한 물질문명은 (그것도 언젠가는 조만간 반드시 반드시 그치겠지만... 암튼, 그 전까지는)
지금의 척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인간들에게 물질적 기계화를 요구하는 거 같습니다
- 실상, 요즈음은 경제력 없이 결혼한다는 거 동화 같은 얘기지요
(오죽하면 3포, 5포, 7포 세대까지 등장할까요)
삶의 정신적 차원보다는 물질 위주의 능력으로 인간에 대한 평가기준은 오래 전에 옮겨갔고,
그 같은 현실에서 인륜지대사인 결혼도 결코 예외는 아닌 것이어서
결혼생활을 하는 많은 이들이 좌절감을 맛보게 되구요
하여, 궁색하게 졸혼이란 방법도 강구하나 봅니다
이혼이란 파멸보다는 그나마, 차선책이란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생각도 듭니다
- 왜?
정말, 진정한 사랑으로 결합한 부부라면.. 그리고 그 사랑의 힘으로 살아가는 부부라면
구태여 그런 卒婚 같은 것도 필요없겠기에..
귀한 말씀으로 머물러 주신 민낯 시인님, 피탄 시인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