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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꽃창포          
 

박주곤 

마을에 공원은 꽃병인지 

바람이 물을 다 먹어치운 자리  

제 처지를 장악한 채 

앙칼지게 피어난 노란 미소
 

연약한 듯 강인한 얼굴로  

길손의 눈길을 훔치는지  

그냥 가라 말하지만  

멈출 수밖에 없는 손짓 아닌가
 

강아지는 향기만 가져가고  

아이들은 가끔 장난질 소리  

할아버지 둘이서   

추억담이 세월 위를 걷고 있다
 

그날에 그대를 처음 만난 사람이 

우아한 심성을 알아보고  

무작정  

당신을 믿는다고 고백했나 봐
 

그대는 한낱 관중인 양  

당신을 믿는다는 말에 갈채 보내며  

박태기나무 꽃 떠난 자리  

쉽사리 다가와 반길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