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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봄 여름 없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07회 작성일 16-05-17 01:37

본문

 

갈 봄 여름 없이

 

 

빈도리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봄이 떠나려나 보다

키 작은 해바라기 잎을 틔우며

갈 때는 말없이 떠나가라는데

담벼락 갈라진 틈새에서

누군가의 탄식이 새어나온다.

 

 

 

나의 봄은

겨우내 움츠린 몸을

아지랑이로 피어 올리는 것뿐,

봄이 저 만치 멀어져 가는 건

햇살 좋은 자리에서

그늘진 곳으로 몸을 옮기는 일,

오면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

가면 다시 맞을 준비 하느라

바람 없이 떨어지는 꽃잎처럼

어떤 설렘도 만들 수가 없다.

 

 

 

내 나이쯤이면

가슴속 깊숙한 곳에

정인하나쯤 숨겨 놓을 만도한데

세월로 만들어진 단단한 마음은

결연한 가을 색 문장 담고 있어

그늘로 옮겨 앉은 몸보다도

가슴이 먼저 서늘해져 가는데,

 

 

 

한숨 실은 바람 한 줄기는

누가 내게 보낸 붉은 문장인가?

 

 

추천0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구나, 가슴 깊이 그리움 하나는 간직하고 사는 거 같아요

- 안 그렇다는 사람들은 모조리 빼고


그 대상이 현실에 존재하던, 안 하던

닿을 수 있는 그리움이던, 아니던..

세월 끝 빈 가슴에 자리하는, 그 어떤 아쉬움 같은 것


시인 자신을 포함해 對象을 영혼의 그림 속에서 관조하는 차분함이
좋습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핑크샤워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귀한 걸음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예전에는 계절의 변화에 아쉬움이 남곤 하였는데 이제는 담담해 지는 것이
무슨 연유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써 본 글입니다,,내일도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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