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꽃 지고 5월이 묻어간다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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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꽃 지고 5월이 묻어간다 /秋影塔
소리 안 나는 종을 매달고
감꽃 무언의 경만 읽는다
푸른 잎사귀 사이를 수화로 떠도는 종소리,
들어보았는가?
이래 보여도 동백꽃과 한 가지는 닮았다
열매가 밀고 나올 때 뭉텅 빠지는 몸뚱어리
꽃 진자리 흐더분 하지 않고
꽃 떨어져 누운 자리는 향민鄕民이
머물렀던 자리만큼 깨끗하다
이래 뵈도 목련꽃처럼 지는 모습이
추하지 않아서 더욱 동백꽃스러운 매무새
피는 건 저만 알아 내가 미안하고
지는 건 나만 보아서 배로 짜안하다
쓸쓸히 떨어진 꽃, 떨어져야 보아주는 꽃,
감꽃 쓸어 담는다, 묻어 있는 5월도 함께 담는다
댓글목록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추시인님!
글이 너무 좋아요
알듯말듯한 여운이 맴 돌다가 사라 지네요
넘 멋져요
소리 안 나는 종//발상이 대단 하십니다요
오늘도 편하시고요
추영탑님의 댓글

집에 감나무가 한 그루 있거든요.
잎이 먼저 나고 꽃은 언제 피었는지
모르게 피어 있는데,
그것도 꽃은 꽃이어서
쏙 빠져나온 통꽃이 굴러다닐 때쯤에야
압니다. 잎 속에 숨어 피는 꽃, 감꽃....
벌써 오후 다섯 시가 지났네요.
좋은 저녁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