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9] 구름슬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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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슬러시
별을 따다 달라고 했더니
구름을 담아왔네요
그대와 나 구름위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우고
하늘물고기를 낚을까요 훨훨 나는 나비를 잡아볼까요?
구름나무에는 과일이 주렁주렁 열려요
오늘의 날씨 맑음
오후 한때 소나기가 내릴 거라며 우산을 준비하라는
기상캐스터의 예보는 예상대로 빗나갔지만
우산을 펼치니 낭만적인걸요
그런데 왜 한여름에 눈이 내리죠?
문 밖을 지나는 사람들은 다른 행성에서 튕겨져 온 파편처럼 우리를 향해 부
러운 표정 지으며 빛의 스팩트럼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그대와 나를 태운 구름은
겨울의 문턱을 넘고 있어요
눈 앞에서 흰 나비떼가 어지럽게 날아올라요
심장은 두근두근,
낚싯대를 들어올리니
시린 날갯짓이 서걱거려요
굳어버린 나비들이 수시로 형체를 바꿔가며 진눈개비로 변해 질척거리다 이내
물이 되어 사라지는 동안 얼음 속에서도 바람 속에서도 추출하지 못한 나비의
전언을 몸이 기록해요
미아사거리에 우리를 내려놓은 구름은
북상하여 시베리아로 떠나버리고
우리의 계절은 초록빛 무성한 여름을 향해 흘러가고 있어요
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미아사거리 환상의 슬러시를 맛보게 됩니다.
일 마치고 와서 아침 먹고 배 좀 끄자고 있는 중이었는데
이렇게 달짝지근한 디저트를 먹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조경희 시인님 고맙습니다.
화창한 일주일 되세요.^^
조경희님의 댓글의 댓글

이미지를 보고 언젠가 먹었던 슬러시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오월엔 달달하면서도 행복가득하시기를 바라며
좋은 시 기대하겠습니당
프리드리히님의 댓글

어라! 이 양반이 미쳤나봐요.
미아사거리에 혹시 내려놓은 사람은 누구세요?
구름인가? 나비인가요?
조으요!
그러니까 갑사에서 셜 올라가면서 나를 놔두고 간 이유가
구름 찾아 가는 것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콱 그냥 어쩐지?
조경희님의 댓글의 댓글

미아사거리에서 슬러시를 먹었더랬습니다
오월엔 마음의 여유 느끼며
등단준비 차분히 잘 하시고요
해돋이1님의 댓글

시 참 좋습니다
의미 다 먹었습니다..
별을 따왔으면 큰 일 날뻔 했습니다요
님과 함께 구름을 타고 다니시면서 낚시도 하고 도인의 삶 참 부럽습니다
미아사거리에서 내려놓도록 지시한 사람은 바로 지금 댓글 올린 장본입니다
구름타고 다니신 운행요금은 지난번에 달나라 갔다와서 입금한 그 계좌로 월말에 송금 하시면 됩니다...
도인이 되어 구름을 타고 다니셨으니까 아래 고승인 도인게송 답례로 한편 올려드립니다
海上爲牛耕月色 雲中木馬철風光 (바다위의 진흙소가 달빛에 밭을 갈고,구름 가운데 목마가 바람을 타고 다닌다)
해상위우경월색 운중목마철풍광
妙明一口威音外 月鎖靑松鶴夢警 (묘한 밝은 한 반야가 생각밖에 있는데 푸른 솔밭에 잠긴 달빛이 학의 꿈을 깨운다)
묘명일구위음외 월세청송학몽경
*"철"자 (말채를) 끌어당길 철인데 통용이 잘 안되는 한자라 이곳엔 안나오네요(다음사전요망)
항상 건강하시고 건필을 바랍니다
조경희님의 댓글의 댓글

요즘 창작시방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시고 계시죠
마음에 담은 풍경을
아름다운 시로 빚어내시길 바라며
항상 건강하십시오
안희선님의 댓글

아, 그 구름슬러시... 마시고 싶다는
그 어떤 해맑은 의식이 이렇게 한 편의 시로 현신하네요
뭔가 댓글로 더 말을 덧붙이고 싶지만..
시인의 의식 위에서 구름슬러시는 이미 경이로움을 지니고 있음에
거기에 뭐라 더 말한다는 건 군더더기밖엔 안 될터..
잘 감상하고 갑니다
* 미아사거리는 막내 여동생이 성신여대 학창 시절,
지 칭구 소개시켜준다고 해서 딱 한 번 가보았네요 (웃음)
조경희님의 댓글의 댓글

네 막 쓴 글이라 퇴고가 더 필요한 거
저도 잘 알고 있답니당
성신여대 근처며 미아사거리가 요즘은 젊음의 거리로 발전해서
활기가 넘치거든요
언제 시간날 때 추억을 되짚어 다녀가셔도 좋을 듯 합니다
편안한 오후 되시고요
오영록님의 댓글

와우~~
혀끝을 파고드는 시원합이 오래가겠네요..
잘 감상하였습니다.//
조경희님의 댓글의 댓글

오늘도 화창하니 덥네요
슬러시 한 잔 하시며
시원하게 보내세요
다녀가신 발걸음 고맙습니당
손성태님의 댓글

환상의 세계로의 짧은 여행..그리고 낭만적인 사랑은 여름의 문턱에서 서성이고..
조경희 시인님, 잘 계시죠?
창방의 문향을 고혹적으로 만든 시어들
잘 감상합니다.
수고 많으시구요, 늘 건안 건필하시길 바래요.^^
조경희님의 댓글의 댓글

아공
잘 지내시죠
함께 선유도를 거닐었던 시간들이
갑자기 생각나는군요 ㅎㅎ
다녀가신 발걸음 감사드리며
싱그러운 계절 만나시길요^^
하늘은쪽빛님의 댓글

시의 묘미란, 그 진수를 보여주시는 듯요..
상큼, 발랄..아릿한 여운도 남구요
넘, 고운시...
저도, 예전에..살았던, 곳이네요 친근하게 다가오는,
덕분에 맑아져서 갑니다
조경희 시인님, 늘..감사합니다..^^
조경희님의 댓글의 댓글

얼굴 한 번 본 적 없지만
만나서 차 한 잔 나눴던 사이 같은
하늘은쪽빛 시인님이시죠^^
근처에 오시면 연락주세요
따스한 시간 나누고 싶습니당
비오는 하루 차분히 건너시고요^^
李진환님의 댓글

신선놀음은 혼자하시남?
동네방네 소문도 내고 불러주기도 허시징.
우리 같이 놀아요라는 누구의 노래도 있더만......
인사드리고 가네요.
조경희님의 댓글의 댓글

잘 지내시죠
다음엔 동네방네 소문한번 내보겠습니당
저도 '함께'라는 말 참 좋아하는데
'같이'라는 말 참 친근하게 와닿습니다
오월에도 행복가득하십시오^^
현탁님의 댓글

상큼하네요 제가 단골이었는데 언제부턴지 갈팡질팡하고 있네요.........ㅎ
기분좋아집니다
열심히 배웁니다 감사....
조경희님의 댓글의 댓글

좀더 퇴고를 하면
더 상큼해질듯^^
졸시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당
조금 전 현택 샘의 시에 머물다 왔습니다
비오는데 저도 엄마 생각에 잠겨보는...
함께 하는 이 공간이 있어
오늘도 따스하고 든든하네요
멋진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