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포(菖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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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포(菖蒲)
이영균
얼핏 스치는 코끝에 익숙한 향기
설거지 냄새와 콩나물 비릿한 냄새다
낯선 동문뿐인
동문회 인파 속에서 마주한
아랫동네 살던 후배
늘 어머니 향이 짙던
까맣게 잊혔던 소녀 가장이었던
무조건 도와주고 싶었고
함께 하고 싶었던
순한 듯 억세고 질긴
전혀 틈 엿볼 곁이 없던 아이
반갑게 맞는 그 아이 아니
이젠 붓꽃처럼
완숙한 태가 자연스러운 여인
눈빛과 손끝에는
그 어릴 적 향에 우린
붉어진다
돌아오는 길 떠오르는 그건
수많은 별 중에 숨겨둔
비밀 아닌 비밀인 편지 한 통
그 미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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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李진환님의 댓글

숨겨둔거 끙끙 끄집어 내시면 다칠 수도 있는데.
반가워요.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네! 이 시인님 반갑습니다.
이 정도는 집사람이 눈 감아 주겠죠.
벌써 나이가 몇 갠 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