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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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달력
"새댁아 요즘 아카시아꽃 폈나?"
"잘 모르겠어요 왜요?"
"아카시아꽃 피면 깨모종 해야하는데"
폐렴으로 입원한 울진 할매
먼 산 초록 물결 흔들리듯
오월의 할매 달력 펄럭인다
지금쯤 아카시아향 진하겠다
늦은밤 지친 하루를 마치고
병상을 지키는 아들
오늘은 차도가 있는지
누가 다녀갔는지 묻더니 잠시 후
코고는 소리 경운기 소리보다 요란하다
남에게 피해주는 걸 싫어한다는 할매
아들 달래듯 헛기침 하신다
잠들어도 기침소리에 예민하다
경운기소리 산굽이 돌아가고
참깨 심는 꿈이라고 꾸는지 병실은 조용하다
아카시아꽃 눈처럼 내리고
달력 한 장 찢겨진다
댓글목록
해돋이1님의 댓글

오랫만이네요 건강하시죠..
시가 사부작 사부작 마실을 나왔네요
편찮은 할매 걱정 한보따리 안고
할매달력 한장이랑 젊은 양반 달력 100장이랑 같은 데
달력 못 넘어가도록 붙들어 매이소..
잘 보고 갑니데이..
은린님의 댓글

할머니의 달력은 사계절 펼쳐놓은 자연이겠지요
아카시아가 한창이니까
지금쯤 깨모종하고 계실듯 합니다
저는 건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