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4) 풍경을 채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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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채집하다
가방엔 귀여운 애인이 들어 있다
풀꽃 한 송이 만나면
특종처럼
활짝 꽃 한 송이로 핀다
노루귀 낙엽을 들추는 수리산이나
너도바람꽃 하늘거리는 운길산
한번쯤 가볼 법도 하지만 봄보다 빠른 일상은
발목을 움켜쥔다
그녀는 길거리 사진사
잔물결 참방대며 포물선 그리는 물오리 떼
밀었다 당겼다
앵글에 초점을 맞춘다
어쩌다 버들강아지 물빛 어룽거리는 청계천
진달래빛 무수리들 수다 떠는
고궁을 걷기도 한다
보도블록 틈새 노란 꽃등을 밝힌
난쟁이 민들레의 절박함과
뿌리 한 가닥으로 담벼락을 타는 아찔한 능소화
생은 얼마나 진지한 것인가
금세 눈시울이 붉다
메뚜기 같은 우울 하나 저편 강물에 던져버리고
풍경 하나 채집통에 넣는
역광과 조도 굴절은 중요하지 않다
꽃들의 순수 떨림 벅차오름
오롯이 저장 한다
똑딱이 카메라를 든 그녀
구름마차를 타고
풀빛 감성이 물수제비뜨는
한강 변을 달리고 있다
댓글목록
시앙보르님의 댓글

둘째 연 수리산이나 운길산 가보고 싶군요.
클래식 필름 카메라의 애틋한 풍경이 디카에서 사라지는 작금, 역동성과 채집이 진지합니다.
필름 때에 비해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촬영을 많이 했는데, 메모리에서 찾으려면 무척 헤맵니다.
컴터나 외장메모리에 저장하기보다, 구글 클라우드에 보관하는게 나은데, 정리조차 거의 못합니다. ^^
시디 한장 용돈을 아껴서 장만하면 귀하게 들었는데요, 요즘에는 음악파일이 발에 채일 정도다 보니까
그 귀함과 정성이 사라지고 말았죠. 암튼 풍경을 대하다보니 이것저것 떠오릅니다.
카메라 관련, // 찰나를 영원으로 오롯이 책갈피에 끼워 넣는다 // 이 부분은 제겐 기시감이 많습니다만. ^^
김선근님의 댓글

네 반갑습니다 시앙보르님
요즘은 카메라가 홍수처럼 쏟아져 진사님들이 각종 첨단 카메라를 소지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너무 무거워 머리에 이고 다닌다는 말을 들었지요 ㅎ
비록 작지만 모든 풍경을 담아내는 귀여운 디카
그것으로 충분한 행복을 담아내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렇네요 좋은 지적입니다 기시감 ,,,수정해야 겠습니다
좋은 말씀으로, 고운 걸음으로 다녀가신 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풍경을 채록하는 길거리 사진사가 바닥에 납작 자빠진 민들레와 담벼락에 올라탄 능소화인 듯
저들이 되려 찍혀야할 대상인데 엉뚱한 신사를 찍었나본군요
아마도 멋쟁이 갑장님이 그녀들의 모델인 듯합니다
와, 그것도 풀빛 감성으로 물빛 수재비를 뜨는...
김선근님의 댓글

아공 테우리 갑장님 반갑습니다
그녀의 가방 속엔 자그만 한 디카가 들어있습니다
특별한 곳이 아닌 길가
하찮은 풀꽃 하나에도 감격하며 담아오지요
감성 사진 말입니다
멋진 5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