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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아미타불   /  풍설

지는 해를 모르는데

삭망( 朔望 )을 알리 없지

벙어리 삼년에 미각( 味覺 )만 살아남아

끼니 때가 시간이다

봉사 삼년에 노을 뒤가 더 잘 보여

어두움이 달력이고

시애미 잔소리에 딱지 앉은 고막

눈치가 대답한다

요통 (腰痛)은 자식 수 만큼 키웠고

무릎은 밭고랑 오간 만큼 절룩거린다

삼복에 가빠진 숨이 배틀에서 헐뜩이다가

해질녁에 오리걸음으로 내려 앉는다

백옥 같던 이빨도 자식들이 다 허물고

하나 남은 누런 견치(犬齒) 틀니 겨우 매달고 있다

입술에 남은 원한 오물 오물 씹어가며 무슨생각 더듬는고?

히죽 히죽 웃을 때는 근친 갔을 때요

눈 감고 웃을땐 원앙금침 폈을 때라

넋 잃고 앉았드니 저승문 보이던가?

자랑은 대주 몫이요 볼록한 허물은 내 탓이라

고운 얼굴에 낙엽처럼 깔린 저승꽃

누구 원망 한일 없고 티 없이 고운 보살

오늘 하루 파노라마에 한평생을 몇번 살다 가신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