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창파 > 창작시

만경창파
            ㅡ 머나 먼 그대에게


무채색 꽃구름 한 조각이 사라지는 일망무애
(一望無涯)한 청건과 벽해 사이, 뱃길 아득히
흘러간 님이여! 아직도 내 눈동자에 아롱지는데,

가고파도 못가는 그리운 그곳을 향한 목메이는
이 마음이 애석하게도 외로이 창파에 잠기는데
만약에 갈매기라면 훨훨 그대에게로 닿을 수 있으리
  
해당화 향기 서러운 바람에 흩날리고 예쁜 조약돌의
이야기가 옛으로 아스라이 흐르는 낙화유수 계절
아주 오래될 창망한 기다림은 갈래갈래 유랑(流浪)에
젖어 표류하는 둥둥 누 천 년! 

언제나 피안의 문턱에서 한껏! 장렬히 솟구치다 속절없이
부서지는 은파의 곡성이 애절한 만경파(萬頃波)이기에 
늘! 쓸쓸한 가슴을 더 서글프게 고(高) 옥타브(音程)로
가락치는 격정의 세월이여, 한없이 유원한 세월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