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5]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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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抱擁) / 안희선
기나 긴 밤,
너를 생각하며
떠돌았던 외로운 침묵
사려(思慮)깊은
우울의 한 끝에서
기다리던 그리움은 영혼에 스미어
새벽의 신음으로 귓가에 환히 속삭이고,
방 안에는 그대의 향기 같은
정갈한 내음
그래,
사랑은 결국 뜨거운 눈물
부드러운 가슴의 네가,
내 차가운 영혼을 꼭 품어야 한다면
그렇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댓글목록
시앙보르님의 댓글

같은 이미지로 올라왔는데, 전편도 좋지만 이게 제겐 더 마음에 흡족합니다. ^^
이미지 자체가 폼페이 모자 화석상을 닮아서, 저는 형용할 자신이 없군요.
이미지를 가리울 때도 동일하게 읽혀진다면 그게 바로 시인님의 공력 탓이라 여깁니다.
특히나 저는 프레임 등에는 신경을 안쓰는데요, 배경뮤직과 더불어,
중앙 정열에 양날개 균형 또한 '시화전'을 보는 기분입니다.
//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 아름다운 여운입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사실, 이런 날카로운 디지탈 시대에 (詩마저 디지탈탈 하는 때에)
그 어떤 아날로그적 아포리즘에 천착한다는 건 지극히 낡은 일이겠으나..
어차피, 몸도 마음도 너무 오래 된 입장이라서
이런 글도 올리나 봅니다
사실,글의 부족함은 이미지로 왕창 때웠음을
말 안 해도 아시겠지요
머물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시앙보르 시인님,
* 근데 알버타 북부에 엄청 큰 산불이 나서 포트 맥머레이 같은 도시는
완전 폐허가 되었네요 (거기 정유 기술자로 일하는 한국 교민들도 꽤 있는데)
이런 기세로 번진다면, 캘거리도 전혀 안전치 못할 거 같아요
자연의 노함은 인간의 노함보다 훨 쎄단 거 절감합니다
지가 불타면, 꼭 저 이미지와 같을 거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