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하다, 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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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하다, 불감증 / 안희선
사기와 기만이 가득한 곳일수록
온갖 속물(俗物)들이 빛을 발한다
언제부터인가, 최고권력 앞에 머리 조아리는 아부에 익숙하고
더 웃기는 건 전개될 국해(國害) 스토리가 빤한 걸 알면서
마치 진정한 애국자인 양 입에 게거품을 무는,
꾼들, 이른바 정치를 한다는 주둥이 나발꾼들,
궁민(窮民)의 피를 악착스레 빠는 흡혈귀들,
거기엔 여(與)도 야(野)도 없다
그들에겐 모든 국난(國難)마저 오로지 출세와 영화(榮華)의 입지를 위한,
절호의 기회인 것을
하지만, 평생 속고 사는 서민들에겐 편리한 불감증이란 게 있어서
매번 선거철 그 깔딱고개를 지나가면 모두 잊고 사는 것이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그저 하루 하루 먹고 사는 일이
시급해서
황당하리만큼, 창백한 세상에서 그처럼 은혜로운 일도 없어서
초연(超然)한 시인들은 그저 삶이 어떻고, 사랑과 그리움이 어떻고,
계절이 어떻고, 이별이 어떻고, 인생철학이 어떻고,
죽음이 어떻고, 를 노래만 하면 될 일
그렇지 아니한가
어차피 시라는 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이 시대에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선거철이면 서민들 손이 반짝, 별똥별이 되지요. 잘나고 애국자인 꾼들이 가만있어도 쫓아와 삼십년 지기 친구처럼 손을 잡아 흔들어주니까요.
나라
말아 먹던, 찬밥도 진밥도 비빔밥도 다 그 밥상에 오르겠지만, 어짜누? 깔딱고개를 잘못 넘어 파산 지경이니··· 그래서 이 사람은 정치도 모르고 시도 모르고 오색 낯짝들이 보이면 저 쪽으로 돌아간답니다. 손이 더러워 질까봐. 봄은 좋은데 색깔이 싫어서····
안희선님의 댓글

이런 글을 올리는 너는 뭔데? ..라고 한다면
남의 땅에서 먹고 사는 일, 그리고 병원 다니는 일이 제일 거룩한 일이 되어버린,
저 역시 할 말은 없겠지만
살아오며, 경험한 바에 의하면
인간은 어쩔 수 없는 타산적打算的인 존재란 거 - 이건 정치뿐만 아니라 전방위에 걸친, 모든 면에 있어서
하지만, 國害스러운 꾼들의 流派意識은 유독 구역질이 납니다 (거기에 불행하게 시인들도 몇명 낑겨있지만)
- 실생활에 보탬주는 생산적인 일은 하나도 안 하고, 오직 국민의 혈세인 피만 쪽쪽 빨아먹고 살기에
이 시대에 문학 운운하는 사람들의 창백한 불감증도 문제가 됩니다만
그래도 (시에 국한하자면) 시를 쓰는 시꾼들은 최소한 국민의 피를 빨진 않자나요
타 장르의 경우, 가끔 유명작가 타이틀을 뒤집어 쓰고 표절질하는 돈벌이 글장난은 해도..
- 한마디로 국가와 국민, 그리고 해당시대에 보탬주는 영양가 있는 일은 거의 못해도
그나저나 사실, 이런 글이 그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 시도 못되는 이런 雜썰이
그저, 답답한 맘에 늘어놓은 넋두리에 불과한 글정도 되려나요
그래도, 머물러 주시니 고맙습니다
추영탑 시인님,
임동규님의 댓글

불, 같던
감,정이
증,발한 것 ?
어디 시원한 불은 없을까?, 찾아봤더니
LED램프가 있더군요
점박이 불, 물방울 불
전구알은 생산이 금지 되었지요
전구알의 열기가
겨울밤에 따스한 난방기가 되기도 했지요
詩의 운명을 보는듯 하더군요
소금 창고에는 소금 벌레가 있고
빛 속에는 하루살이가 있더군요
불감증이라는 시제의 미끼를 물면서,,,,,
아무쪼록 슬로건
잘 외치다 갑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LED 램프가 종래의 램프에 비해, 효율성은 월등하더군요
다만, 요즘의 시를 닮아 아날로그적인 면은 사라졌지만요
어찌 보면, 참 차가운 발광체란 생각도 들고..
늘, 사유의 확대를 유발하는 시인님의 시심에서
많은 걸 배웁니다
이렇다 할 고맙단 말씀도 못드리고..
가끔, 이렇게 시가 아닌 글도 올리고픈 때가 있습니다
나무람 없이,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임동규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