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다가 > 창작시

집으로 가다가

내 멋대로 사장이 멋대로 정한 퇴근 시간에 집을 향하다가 멋적게 저녁노을과 마주쳤다

아직은 좀 이른 시간

분홍빛 잠옷 입은 그녀 

유혹의 모습 역력히 아래층에 있는 침실로 내려 간다

빨간 신호등에 걸린 서쪽 새 마치도 그물에 걸려 퍼덕이는 참새 같이

앞차 꼬리를 꼭 잡지 못한 후회에 산란해진 마음

노을 껴안는 몽상을 한다 

마른 오징어 연탄불 위 춤출때 땅콩도 분주히 선반위를 뛰어 다니던 구멍가계 앞 탁자

난 이 허깨비 같이 큰 땅덩어리(텍사스)  한 구석에서 그 추억을 찾기위해

첫째  소몰이꾼이 된다

둘째  내비게이션을 끄고 나의 행방을 잃게 한다

셋째  직진 아닌 유턴을 감행한다

멤버들만 들락이는 조그만 선술집

자판기의 마카다미아 넛을 꿩 대신 잡아내고

젊었을 적 오징어 만큼 질겻을 것 같은 바텐더 "리사"

그녀가 넘겨준 코로라도 계곡의 청정수의 라이트 비어 한병을 꺼꾸로 들고

집으로 가다가

오늘은 단 한병 주문 속에 꼭지를 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