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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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
고~오~ 고~오
기계음 소리를 내며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는 청소차
미화원 두 사람이 플라스틱 통을 들어 올리자
차체에서 희고 매끈한 팔이 나와
음식물쓰레기를 검은 입 속으로 털어 넣는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통을 들어 올리고
유압 팔을 뻗어
쓰레기를 삼키는 의식이 끝나자
재빨리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미화원들
벼랑 아슬한 구름발판에 올라
쿨렁거리는 음식물쓰레기를 수호하며
청소차 양쪽에 찰싹 달라붙어서라도
끝까지 가야할 生이라는 듯
빨간 담뱃불하나가
악착같이 뒤를 밝힌다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새벽에..
묵묵히 일하는 청소미화원들을 보면, 저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聖者라는 생각, 해 본 적 있습니다
- 그 어떤 살찐 중님들이나, 기름진 먹사님들보다도
잘 감상하고 갑니다
목동인님의 댓글

시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것 같군요^^ 벼랑 길의 순례(?)... 굳 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