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초의 잉여 사랑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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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초의 잉여 사랑 /秋影塔
동강 난 사랑의 굴뚝엔 연기도 없다
밀려오던 뜨거움
멀어지던 온기
내 몸을 관통했으니 너는 죽어도 한이 없겠으나
아무리 흔적을 남겨도 잡을 수 없는 너
다시 바라보기 싫다
누더기 되어 흩어진 목련 사이로
번철의 귀퉁이에 지지다 놔둔 누름적도
아니면서
외면하는 나를 바라보며 쓸쓸하게 웃는다
다시는 없을 입맞춤을 상상하듯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이 시를 읽으니, 꽁초 오상순 시인도 생각나네요
구상 시인의 <구상무상>도 떠오르고
사랑은 잉여진 것이라도 아름답습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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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무상(具常無常) / 구상
이제 세월처럼 흘러가는
남의 세상 속에서
가쁘던 숨결은 식어가고
뉘우침마저 희미해가는 가슴
나보다도 진해진 그림자를
밟고 서면
꿈결 속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이
그저 심심해 서 있으면
해어진 호주머니 구멍으로부터
바람과 추억이 새어나가고
꽁초도 사랑도 흘러나가고
무엇도 무엇도 떨어져버리면
나를 취하게 할 아편도 술도 없어
홀로 깨어 있노라
아무렇지도 않노라
추영탑님의 댓글

담배 끊은지 사십 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길에 떨어진 꽁초를 보면 안쓰럽습니다.
찰나의 사랑을 지워야 하는 아픔, 버린 사랑 꽁초 보듯 한다, 그런 생각도 들고요.
끓다가 식다가 사라지는 눈물은 누가 보아줄는지·····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안희선 시인님! *^^
소개 해 주신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