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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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악당은
해리포터에서 설치는 볼드모트래요
내 친구들이 몰라서 그런 거죠
겨울에 양말도 안신고요
파란 슬리퍼를 툭 날린 다음에요
눈을 요렇게 치켜뜨고요
손톱을 잔뜩 세우고요
늑대처럼 아니 여우던가 암튼 다 내빼요
재경이 동생 울렸던 승현이 묵사발 된 적이 있어요
존나 쪽팔리다고 걔한테 얼씬도 안해요
계집애한테 사내자식이 깔렸는데
집에 그 쪼다가 고자질 하겠어요
사실 저도요 얼굴 몇 번 나갔어요
제가 이겼는데 치사하게 글쎄 돌멩이를
걔는요 끝까지 쫒아와요
닥치는대로 막 깨물어요
피했어요 에이 도망친 건 아니죠
4학년이지만 것두, 에이 관두죠
엄마 아빠가 없으니 싸가지, 이건 취소고요
할머니가 종이 줍고 봉투 붙이며 산대요
동네 아줌마가 양말이랑 돈 줘도 안받아요
동생인 코찔찔이가 붕어빵 받았다가 죽다살았어요
근데요 근데요
오늘 태권도장 가면서 보니까요
재경이가 찔찔이 껴안고 골목에서 울고 있더라고요
첨 봤어요 재경이 우는 거
그냥요
그냥, 에이
막 짱나서 그래요
내가 울리지도 않았는데 막 짱이 난다고요
댓글목록
한드기님의 댓글

재밌다가도 코 끝이 찡하고
뭐 그렇습니다.
시풍이 확 다른 이런 맛도 차암 괘안네요. ㅎ
전 덜렁이에요. 나잇값도 못하는 ㅋ
올 만에 인사드립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참 반죽이 잘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내가 울리지도 않았는데 막 짱이 난다고요///
반전에 찡하네요
울림(?)이 바로 이런 거다싶네요
감사합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한드기 시인님,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많이 바쁘셨던가 봐요. ^^
오 시인님, 김 시인님, 늘 부지런하시고 정감 있는 시심에
기운이 나곤 합니다.
편한 오후 되십시오.
이경호님의 댓글

옛 추억이 솔솔솔솔 끓어오르는 시입니다.
불편부당한 세상에 작은 주먹손 앙 쥐고 대드는 재경이...
지금은 의연한 어른이 되어서 남보라는 듯이 잘 살겠죠?
헤리 포터를 참 좋아해서 전집으르 영화로 빼놓지 않고 봤는데요.
오늘은 세로 드립이 어디일까요?
익스펙토 패트로눔~!!!
메롱입니다ㅋㅋㅋ
안희선님의 댓글

대상에 감각적으로 시인의 (저항있는) 의식을 부어 넣는 일
남들이 써 놓은 걸 보면, 고개 끄덕이다가도
정작 나 자신이 쓸 때는 결코 용이한 일은 아니겠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우화적인 모습의 재경이를 통해서..
어쩌면, 우리 모두는 본의 아니게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로 살아가다는 생각도
잘 감상하고 갑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실제로 저희 동네에 롤 모델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엿한 여고생이 다 되었겠군요. ^^
참 당차고 야무지고, 동생이랑 어디서 잘 살거라고 봅니다.
할머니는 돌아가셨을테고, 엄마나 돌아왔으면 싶네요.
어제 골목길을 우두망찰 걸어가는데 불현듯 그 아이가 떠올라서 놀랬지요.
빠른 후회는 없지요.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주었더라면, 제가 늘 이래요.
좌우지간 사랑을 노래하면서도 제 안의 '무사랑' 땜에 늘 고민합니다. ^^
잡초인님의 댓글

맛있는 시
재미있는 시
시앙보르님에 새로운 맛을
느끼게하는 시한편에서
옛날 기억들이 새록새록 남습니다
감사 합니다
목헌님의 댓글

부모 없는 열등감때문에 억척이리라 봅니다.그 쓰린 상처를 극복하여 지금은 잘 살리라보구요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소녀가장이라는 또 다른 복병도 있지만...참 딱한 삶도 많습니다.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잡초인 시인님, 목헌 시인님, 감사합니다.
끼적이고 보니, 한정된 영역에서 아는 사람, 만나는 사람, 좀 더 친절해지겠습니다.
사랑이 없으니, 동네 재래시장에서 콩나물이랑 시금치 한 단이라도 사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