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의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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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의 그대에게 / 안희선
그 언제부터인가 갈망해 온
사랑처럼, 내 마음에 새겨진
그대의 모습
그 모습에서 정(情)이 넘칠 때마다,
나는 왜 항상 외로움으로 서성였던지요
그대와 함께 있기 위하여는
아픈 시간들이 자꾸 눈물을 만들어,
먼 곳에 있는 그대는 점점
보이지 않는 그리움이 되어가고
보고픈 마음은 홀로 헤매이다가
가슴 속 깊은 사랑만
세월의 힘겨운 그늘에 잠기곤 합니다
그대와 내가 행복했던 시간은
오직, 세상 밖에서
아름다운 꿈을
꾸었을 무렵 뿐이었던가요
오랜 기다림의 초록별이 반짝일 때,
시선(視線) 아득한 지평선에서
달빛 가득한 그리움이
하얗게 솟아오릅니다
이름도 없는 이 적막한 밤에,
꿈 같았던 우리의 행복을 추억하듯이
[Memo]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다
하루 종일 몸은 엄청 아파도,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센티함에 젖는 날...
심오한 글을 쓰기만도 바쁜 세상에
무슨 이런 타령조 넋두리를 하느냐고 하더라도
살다 보면, 그냥 그런 날이 있다
- 나만 그런지는 몰라도)
무심히 흘러가는 뜬 세월에
아슴히 걸린 밤하늘의 은하수...
그 너머, 그대의 모습을 본다
아름다웠던 꿈은 알알이 타고,
그대 입가에 파인 고운 그늘로
번져오는 아련한 미소
별빛과 달빛에
그 그리움을 끌어 당기면,
살과 뼈를 돌아 가르는
추억 속에서
환해진 눈을 뜨고
황홀히 타오르는
밤하늘...
나, 그 속에서
그대를 보느니
오늘도 그렇게,
내 소망을
보느니
Wind Flower
댓글목록
시앙보르님의 댓글

센티함이나 유치를 떠나 '사랑, 이별, 그리움, 외사랑...' 영원한 주제겠지요.
아무래도 이국에서는 그 기분이 배가될 듯 합니다.
거기에 함몰되지 않으시고, 시마을을 위해 어마어마한(?) [ An's Poem DataBase ]
를 구축하시는 걸 보면, 늘 고맙지요.
인간이 받은 가장 귀한 선물은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시는 결국, <상황에 대한 치열한 각성이다..!>라는 인식을 강조하는
요즈음의 첨단 시류(時流 , 詩流)에 있어
사실, 이 같은 케묵은 주제 (인간이랄까..아무튼, 그 사람 본연의 사랑, 그리움따위)는
시적 퇴보의 인상마저 줄 거 같습니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요
- 더욱, 지금은 김소월이나 박목월, 또는 조병화가 무덤에서 벌떡 뛰쳐나와 사는 눈물어린 시대도 아니고 (웃음)
근데, 인생에 있어 그 같은 감정, 혹은 소망 가득한 꿈 없이 산다는 일도 생각하면 참으로
중요한 무언가 결핍된 AlphaGo 같은 삶이라는 점에서 <황량한 시간엮기, 영롱한 시간죽이기>라는생각도
한편으로는 들고..
암튼, 시에 있어 각성과 감성이란 예술적 동시성을 억지 고집하자면
그 같은 종선과 횡선의 교차점에서 삶을 말하는 것도
전혀 무의미한 일은 아니겠지요
- 뭐, 그 모두 먹고 살기 바쁜 세상에 쓰잘데기 없는 일이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부족한 글인데
귀한 걸음으로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시앙보르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