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보의 시를 읽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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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의 시를 읽는 밤 / 안희선
나는 알고 싶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그토록 짧은 시간 안에
그를 불사르게 했는지
무엇이 그로 하여금 그토록 짧은 시간 후에
그를 식어가게 했는지
나는 왜 그의 시를 읽고
떨리는 가슴으로
인생이란 무대의 한가운데서
사랑도 없고 쓸쓸하기만 한 삶의 잔인함을 생각하는지
저 멀리,
잘린 손처럼 외따로 떠도는 시는
왜 항상 역(驛)없는 공간에서
어제의 기적 소리에 귀 기울이는지
* 장 아르튀르 랭보[1854.10.20 ~ 1891.11.10]: 프랑스의 시인
"Opus", Piano Version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인간의 본성과, 시의 속성은 어떤 차이 일까요.
높은 시상에 깊이 잠겨 봅니다.
잘보고 갑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100년도 더 지난 시인인데요 세월을 초월한다,는 게 뭔지 생각하곤 합니다.
오래 전 글쟁이 후배가 '랭보'니 '보들레르'니 떠들 때 대충 훑어보고
왜 저리 떠드나 시큰둥 했었지요.
시를 끼적이면서 보니 50년, 100년 뒤에도 살아남은 작품들은 일단 존중합시다,로 바뀌었습니다.
그닥 감동하는 건 아니지만, 랭보 생전이라면 현재 우리 세대보다 복잡다난했을 텐데,
시대의 코드로 볼 때 요즘 썼다고 해도 어울린다는 점에서, 기가 많이 꺽였습니다.
일단 아류가 되지 않으려면 언제 누가 무엇을 썼던가,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지요.
현대물리학도 흔한 전자계산기조차 없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거의 완성된 걸 보면,
첨단 컴퓨터가 책상에 있는데도 '대체 이게 뭐람?' 멍해진다는~~~ ^^
안희선님의 댓글

<내가읽은시>에 올라온, 시앙보르 시인님의 감상글을 읽다가..
얼마 전에 <레버넌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소시적에 주연했던 영화도 떠오르는데
(영화 제목은 기억이 가물하나) 그럭저럭 랭보를 잘 표현했다는 느낌
암튼, 십대에 절필한 시인 랭보 - 요즘의 십대들을 생각하자면 너무 비교가 된다는
머물러 주신 두무지 시인님,
시앙보르 시인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