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父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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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父情)
아버지를 강에 띄워 드리고 돌아온 날
나는 감히 세상에 맞설 힘을 잃어버렸다
그날 밤
슬픔의 배 위에서 잠이 들었는데
“아이야!, 문 열어라 ”
외쳐대시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며칠이 지난날 밤
절망의 배 위에서 잠이 들었는데
“ 아이야!, 문 열어라 ”
외쳐대시는 아버지 목소리에 눈을 떴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난날 밤
고독의 배 위에서 잠이 들었는데
“아이야!, 문 열어라 ”
외쳐대시는 아버지 목소리에 눈을 떴다.
세파에 무너질 때면 난,
마음의 문을 꼭꼭 걸어 잠그는데
그때마다
아버지는 밤이슬을 흠뻑 맞으시며
문밖에서 쉰 목소리로 외치는 것이었다.
그렇게
아버지가 다녀가신 다음 날이면
마치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나는,
세상에 대한 열정으로 문 밖을 나섰다
아마도
아버지는 나약한 자식이 걱정되셨던 게다.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이 시를 읽으니, 95년에 작고하신 제 아버지 생각도..
살아 생전에 저에게 주셨던, 수 많은 걱정과 근심어린 말씀들
그때는 왜 불필요한 간섭으로만 느꼈던지
이제, 인생의 노을턱에서 머리에 흰 서리 이고
아버지에 대한 감당못할 불효함을
뼈저린 후회로 돌아 보고 있네요
지금이라도, 뒤늦게라도, 드리고픈 말
아버지, 그립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 새삼, 다시 느끼는 건..
시가 꼭이 난해하고 복잡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는 거
오히려, 평범한 시어가 지니는 이미지의 강렬함과 함축에서 받는 감명이 더 깊습니다
핑크샤워님의 댓글

봄이 오니 오래전 작고하신 아버지 생각이 나서 붓가는데로 써본 글이랍니다..의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한쪽눈도 잘 안보이신다니 오히려 제가 걱정이 큽니다..제발 쫌 건강에 신경써주세요!!!!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염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