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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고 싶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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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9회 작성일 16-04-13 11:23

본문

나를 보고 싶은 오늘/광나루

 

묶여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너에게 내가 밧줄로

훨훨 날아 춤을 추면서도

땅에 엎드린 나는 보이지 않아

얽힌 거미줄 사이에서

간신히 몸을 움츠리면서도 그것이 좋아

신발을 신지 않은 나의 발

어느 골목을 헤맬 때는

오직 땅만 있으면 나는 걸을 수 있었다

지친 가슴들이 숨을 몰아쉬며 달음질 쳐 나갈 때는

절망과 고난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절규들이 절절 흘러

온 몸 가득 화신을 부르는 노래였던가

그것이 차마 목을 조이는 밧줄 때문이었음을

내 안에서 묶이고 내 밖에서 묶이고

설마 하여 더듬어보면

내 눈 그리고 내 가슴을 묶어

태연하게 숨을 쉬는 부끄러운 날들이 달려온다

산의 뿌리들 기억을 놓치지 않아

박힌 기억들을 토하는 냄새로 가득한 도시에는

밧줄을 벗어난 눈들이 밤을 지키고 있다

야만과 적의에 찬 시선이 보내주는 야유가 떠가는 것을 보면서

곁에 있는 모든 것들이 나이기에

밧줄을 풀어

나를 보고 싶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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