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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14)다리의 이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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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5회 작성일 17-07-07 19:14

본문

안녕 

다리의 이력서

 

또박또박 소리만 낼 줄 알았던 구두는 다리의 얼굴을 그려 오라고 발에게 말했지

거짓으로 완전히 그렸다고 길가에 걸어 놓았지 특별과외 받은 적 없다고 말하면서

말랑해진 발바닥은 구두 끝에 매달려 날마다 울면서 나의 얼굴은 여기에 있어요,

하면서 매일 울었지요

 

반강제적으로 사육당하면서 구두의 명령을 들을 수밖에 없어요

구두가 가진 무게는 매우 크게 매일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발목에는 시큰거리는 우물 하나 생겨 매일 갈증에 시달립니다

얼굴이 바람에 날아가 버린 날이면 종아리 근육은 둘둘 말렸던 길을 펴면서

얼굴 스케치를 합니다

 

검게 구도를 잡은 백지에서는 새로운 세간 살림들이 자리를 잡아요

대각선 쪽으로 몰리는 얼굴을 고치고 삼각형을 고집합니다

일직선의 구두는 타원형을 주장하였지만

다리의 얼굴은 날마다 도망가면서 오리무중으로 허공 속에 숨어 버려요

구두가 헐떡거릴 때마다 슬쩍 얼굴 한쪽을 보여줍니다

 

화장을 지우고 민낯으로 웃고 있는 얼굴

구두는 차마 보지 못하고 무작정 소리만 내고 있어요

시끄러운 소리에 발은 잠을 청해요

그래야  제대로 된 얼굴을 가져올 수 있어요

정말로 지긋지긋한 구두의 꿈이 되고 말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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