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13) 자웅을 겨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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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웅을 겨루다
그림자 제 꼬리 물고 도는 한낮
느티나무 그림자 드리운 평원, 초한대전이 벌어진다
뿔 고동을 신호로
초(楚), 진을 움직인다
졸(卒)이 길을 트자 기마병이 박차고 나온다
한(漢)은 코끼리를 전면에 내세운다
장수들이 자웅을 겨루나 장군 멍군이다
옆에서 어부지리를 노리는 훈수꾼들 둘로 나뉜다
백중세다
곁눈질하던 해가 구름을 헤치고 고개 디밀고
팔랑거리던 그늘마저 숨을 죽인다
고육지계를 쓰는 한왕
단순한 초왕 꼬리치는 달콤함을 덥석 문다
한 쪽에서 가는 신음이 새어나온다
한숨은 길게 그늘을 늘이고
절벽과 마주한 후회는 마지막 패를 깐다
빅장, 수장끼리의 맞대결을 신청하는,
절묘하다
뻐꾸기가 비굴비굴 피를 토한다
다 이긴 판을 비기게 된 한왕
그저 사람 좋은 웃음 웃는다
구경꾼들 입맛만 다시다
벌어진 술추렴, 선(蟬)미인의 권주가에
붉어진 해 토악질 한다
소화되지 않은 여우비 한 줄기 까무룩하고
댓글목록
쇄사님의 댓글

훈수 두는 솜씨로 판을 벌이면
지지는 않을 텐데
막상 앉으면 묘수 아닌 꼼수인지라
비굴비굴 피를 토하나 봅니다. 해서
선(蟬)미인
'가라사대
비결은 무슨 비결
술이나 한잔 더 드시굴랑은 돌아가셔라오 - 선술집, 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