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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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에 앉아
반원으로 자른 수박을 먹으며
수박씨를 마당에 뱉는다
어머니는 나무라시며
수박씨를 쓸어 담으시고
괜스레 올려 다 본 밤 하늘에는
나 같은 자가 있어
하얀 수박을 먹으며
하얀 씨를 마당에 뱉는다
새벽녘
어머니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일어나 보니
하늘에선 누군가 별들을 쓸어 담고
마당엔 미처 치우지 못한
수박 껍질 하나 덩그러니
오늘 밤엔 초승달이 뜨려나
댓글목록
공덕수님의 댓글

확실하네..ㅋㅋ 좋은 시에는 리플을 달지 않는 전통을 확인 시켜 주는 군요.
삼연...아주 가느다란 슬픔의 전선 하나가 찡하게 전기를 내보는 듯 합니다.
특별한 단어나 표현을 쓰지 않았는데 식상하지 않군요.
어느 화가가 그러더이다
그리지 않은 것과 그린 것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옛날미역님의 댓글

정말 좋은 시입니다. 새벽의 밤하늘이 새롭게 보이네요.
폭화님의 댓글

공덕수님, 옛날미역님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 철학자가 보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은 보이지 않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비해 사소한 아름다움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자연을 찾고 있습니다. 아직은 요원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