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3] 차 한 잔과 人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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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과 人生
詩 / 김인수
아침나절 까스락거리는 시간을 뒤척이다
어제 죽은이들이 그렇게 살고 싶었던 오늘이
뻘 등 위에 조장(燥葬)을 치르는 폐목선이다.
사금파리 든 시간은 낱장으로 떨어져 나가고
뒤편은 허공 같은 낭떠러지
따스함이 스며든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오래전 파묻어 놓은 찔레꽃
그 순결의 언어가 뇌파 파장으로 밀려와 그리움 깔아둔 심상으로
사념의 바다가 해일처럼 넘어온다.
먼 산꼭대기 같은 시간을 한모슴 꺾어
그날들 메아리가 닿았을 별들에게 사그락거렸던
외사랑 이야기를 캐묻고 싶을 때
화들짝 잔설에 삭정이가 부러진 소란
정신을 차리니 찻잔은 금세 식어 토라졌다.
식은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딴 눈뜨고 멀겋게 바라보는 잊혀진 사랑 같기도 하여
그 달콤한 어절이 사라지고
불에 그을린 원두의 맛이 드러나고
크림 크리머 본질의 느끼함이 목덜미를 잡는다.
베린 입에 아지랑이 두 근 잘라다 노을빛 쓸어담은 연탄불에 구어
나른한 생을 지저야겠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베린 입에 아지랑이 두 근 잘라다 노을빛 쓸어담은 연탄불에 구어
나른한 생을 지저야겠다.///
커피 한 잔에 담긴 멋진 은유입니다
쓸쓸해지는 생각과 함께,
감사합니다
김 인수님의 댓글의 댓글

어떤 아픈 일 하나를 앞에 두고 자신을 다독이며 쓴 글입니다
글이 어둡고
아픔이 배인 글입니다
저도 맑고 우람한 글을 쓰고 싶은데
노력 하겠습니다.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어제 죽은 자들의 그 소중한 살고 싶어했던 이시간
저도 커피한잔 마시면서
소중하게 새로운 맛을 음미해 보겠습니다.
늘 정제된 언어로 시향이
꽃향보다 그윽합니다. 감사합니다.
김 인수님의 댓글의 댓글

어둔글을 써서 죄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름있는 병명 하나 붙들고 사니
자신도 모르게 글이 한쪽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잘 계시지요
시마을에서 자주 뵈니 반가움 가득합니다
맛깔스런 문장과
문의 각을 넓혀 가는 솜씨에 탄복을 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심오한 차 한잔입니다
감성과 서정이 절묘한 조화로움입니다
넘 오랜만에 안부...멋진 감상했습니다.
김 인수님의 댓글의 댓글

자주 시마을을 들려야 하는데 뻘쭘하게 들어와서
시늉만 하고 갑니다
바쁘신 시인님 여기까지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미력한 글에 과찬이십니다
고맙습니다
책벌레09님의 댓글

저도 나른한 생을 지져보아야겠습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김 인수님의 댓글의 댓글

목구멍이 따끈따끈하게 지저 보십시요
하루의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보석처럼 열릴 것입니다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김인수님
멋진 글에 오묘함이 깃들어 있습니다
식어버린 커피엔 많은 이야기가 함류 돼 있지요
그 커피 는 옆에 지킴이로 놓고
새로운 커피를 딱끈하게 드시며 새세대의
문명의 이채로움에 눈 떠 보시라요
시인님은 시말에 고수 입니다
겸손 속에 피는 꽃 ㅎㅎㅎ
오늘도 긍정의 늪에서 살아 봅시다 시인님!
건안 하시고 즐거운 시간 되시옵소서
토파즈 시인님!!
김 인수님의 댓글의 댓글

은영숙 시인님 반가움 놓습니다
하루 일상이 커피 마시는 일인 것 같기도 합니다
따스하게 전해저 오는 그 맛이
어쩌면 나른한 생을 뎁혀 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늘 모자란 글입니다
그런 말씀 마십시요 감사합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식은 커피잔 속에 외사랑
그사랑을 받아주지 못하는 아픈 마음
나른한 생을 지져야하는 시인님에
애절함을 느끼는 시간 입니다
감사 합니다
김 인수님의 댓글의 댓글

식어버린 찻잔에 오래전 외사랑에 의식 저편까지 자리잡았던
지금은 식어버린 그 사람이 생각나기도 하는.....
귀한 걸음 감사합니다 잡초인 시인님
굽은 지난 날들이
지금의 글의 종자밭에 종자감이 되기도 합니다 고맙습니다
해돋이1님의 댓글

마치 연줄의 실타래를 풀듯이 슬슬슬슬
한 여름에 시원한 막걸리가 빠짝 마른 목구멍으로
술술술 걸림없이 잘 넘어갑니다요..
특별한 시맛을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요..
김 인수님의 댓글의 댓글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별말씀 다하십니다
많이 모자란 글입니다 고운 자락 열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연두빛 푸르름이 가득한 봄날입니다
문의 지경을 열어가는 날들 지어 가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