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등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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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등 하나 /손계 차영섭
밤만 되면 홀로 어둠을 밝히는 노년의 외등 하나,
가로등은 친구라도 많지만 쓸쓸한 봉사다
모두 잠을 자는 시간에 눈을 떠야 한다
누구 하나 알아주는 이 없지만 꿋꿋하게
남이 보나 안 보나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킨다
슬픔의 끝에 가면 웃을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
허세에는 눈물이 없다는 걸 안다
어둠에 몰입하면 밝아진다는 것을 안다
나도 이 밤의 연기자가 되어 채면에 걸리고 싶다
잘 보고 마음이 일어날 때까지
그 순간만큼은 채면에 걸리는 아름다움이여!
빠지면 익숙해진다는 걸 밤샘 보여주고 싶다.
댓글목록
초보운전대리님의 댓글

샘의 글을 읽다가 감상문 한번 적어 보았습니다 꾸벅
가로등 하나
어둠이 자박자박 걷다가 멈짓 놀란다
어둠은 어둠만이 걷는 줄 알고 살았는데
어느 순간 곁에 있는 가로등
나이를 먹었는지 그도 허리가 굽어 있었다
늙은 노구를 끌고 지금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
어둠이 다가오자 불빛 손으로 손타래짓한다
서로 갈길 다르지만
한공간의 공생자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우리의 한생애가 삶과 죽음이
터벅터벅 걸어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