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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균
아버지 밥상은 하얀 쌀밥에 고기반찬
열흘 굶다가도 돈만 생기면 진수성찬이다
4H 클럽 농촌계몽대원 아들 왈
양식 생기면 하루 잔치 말고
비축했다가 조금씩 나눠 먹자는 건데
아버지 지당한 한 말씀 왈
열흘 굽자면 허기지나니
있을 때 영양가 보충해야 하느니. 다
아버지는 농사일에 젬병이라
할 일 없어 빈둥대고
아들은 공부합네 하며
밤늦도록 애꿎은 초만 태우니
혼자 아등바등 살림 꾸리느라
해 저물도록 동분서주하며
자칫 UFO가 되던 밥상 탓에
어머니 굽은 허린 누가 돌봐주나?
빌어먹을 양반 똥은 개도 안 먹는다는데
어머니 허리 자금자금 꺾으시소.
댓글목록
이경호님의 댓글

우하하하 밥상이 UFO가 되곤 하던 게 저만의 경험은 아니군요.
전 또, 저만 척박하게 산 줄 알고 으쓱댔습니다. ㅋㅋㅋㅋ
살면서 가끔 식탁을 확 쥐어잡은 적도 있었는데 식탁은 너무
무거워서 꼼짝도 안하대요. 팔힘을 기르던가 가벼운 첨단 식탁으로
바꿔야겠어요. 그래야 뿔따구 날 때 확 집어던지고 쫄딱 망하죠.ㅋㅋㅋ
즐거운 봄 날, 봄 밤 되세요^^ 이포님 이뽀~~~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네! 이경호 시인님
어린시절 아버지께서는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면 망한다고하셨는데
그 말씀이 딱 들어 맞더군요.
밥상을 UFO로 날리시던 아버지는 결국 사업이 망해
노년에는 시골 촌부로 절락하셨거든요.
덕분에 그시절 저도 배 무척 곱팠지요.
인자하시던 아버지가 그렇게 변하실 때는
얼굴 여기저기에서 불이 뿜어져 나와 마치 화성인 같았어요.
그래도 나이가 드니 아버지가 그립더군요.
이 시인님도 훌륭한 아버지이신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우주공상을 상상게 하시니 말입니다.
아닌가요. 죄송해요. 오늘도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