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세상 순례길 > 창작시

<벚꽃 세상 순례길>

벚꽃 세상은

꽃만 가득, 길 없는 세상!

그 길을 헤아리는 순례자라

수만 송이 넘치는

영롱한 꽃들이 반짝인다

가지마다 花無十日紅

순정한 눈빛으로

천 년을 익혀온 미소가

가슴 깊이 꽂힌다

마주 보며 웃는다,

서로가 웃지만, 말이 없다

바라보는 모습이 더 좋다

아침 햇살은 꽃 송이를

화사하게 더 높게 띄운다

승천하는 선녀들의 群舞처럼,

수만 송이 꽃 구름이 일어난다

그들의 모습은 꾸밈없는

화려한 여왕처럼 겸손했다

계절 속에 떠날 때가 되면

바람에 떨어지는 落花를 보라

아집과 욕심으로 뭉쳐진 세상!

돌아서는 발길에 회한의 눈물

꽃들이 바라보며 웃고 있을까?

꽃이 지고 나면 황사 바람,

지난 우리들의 업보처럼

준비한 마스크를 꺼낸다

행복했던 순례는 저 세상의

떨어지는 벚꽃을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