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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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앙보르님의 댓글

매를 지금으로 이끌어오시면서, 배후는 또 역사적인 사건이 절묘하게 버무려져서
맛깔 납니다. 배후는 우울하지만, 매의 발톱과 손매가 역동성을 일으켜, 값싼 감상으로 빠져들어가는 것을
막아주어서, 귀한 한 수 배우고 물라갑니다.
( 제 노트북에서 이태릭체 폰트가 거의 안보입니다. 조금만 키워주심 안될런지요? ^^ )
김태운.님의 댓글

ctrl 키와 마우스로 조절하시면 크게 보입니다
사실 사족 같은 부끄러운 내용이라 부러 축소시킨 것입니다
불편하시더라도 혜량하옵소서
생략해도 될 것 같았는데
이왕 키워놓은 글줄이라...
아무튼,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내용에 이해를 도울까해서 작년에 써두었던 것 올립니다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환절의 장터 / 테우리
며칠째 하늘이 울고 있다
필시 환절통인 게다
길바닥엔 낙엽들 우수수
발에 밟히고 바퀴에 눌리고
허공 우듬지엔 새의 후생들 몇몇이 달랑거리며 애원하고 있다
그 휑한 나뭇가지 사이로 어느 여인의 초상이 겹친다
어느새 오일장 길목을 지키고 있다
‘생선 삽서, 갈치 삽서’
한나절 쉰 목청 생선가시 들쑤시고 갈치대가리 걸리적거리고
하늘 한 번 땅 한 번 구걸하듯 조아리고 있다
마침 지나던 행인은 너무도 낯이 익어 낯 뜨겁다는 이
좌판이며 구덕이며 족족 걷어 차버린다
아! 홀어미 굴욕을 팔아 사각모를 씌웠더니
몽고놈의 새끼로구나 웬수로구나
장바닥으로 비릿한 생선들 널브러진다
발에 밟히고 바퀴에 눌리고
머리 잘린 것들
꼬리 잘린 것들
통째 잘린 것들
눈깔 빠진 것들
배 터진 것들
아! 하늘이시여
제발, 저들에게 다시 생기를 불어 넣어 바다에 살게 해주오
하여, 살아생전 저 여인의 한을 풀어주오
잠시 빗줄기를 타고 얼룩지던 초상은
저승 어느 장터에 자리 잡으셨는지
급히 사라져버리고
여전히 축축한 길바닥엔
물고기 닮은 낙엽들
치덕치덕거리고
시앙보르님의 댓글

아, 감사합니다. '환절의 장터'도 즐겁게 감상하고 물러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