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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산 (先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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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9회 작성일 16-04-05 17:08

본문

 

선산  /  풍설

 

할아버지 묘에 가면

묘 봉도 없고

표석도 없이

나막신 자욱이

면색 없는 얼굴로

유물 처럼 맞난다.

 

비탈진 곳

어머니 묘에는

배적삼 땀냄새가

솔바람에 실려 오고

꿰맨 고무신 한 짝

괴사한 흔적으로 남아

엿 장수도 외면했다

 

아버지 묘에

뼈대 없는 비석

청산 함께 늙어가는

수미산 건달 같다

기울어 버린 달

중천에 뜨겠는가?

도포자락 바람에

민들레 홀씨 처럼 흩어저

조각 난 비석

주춧돌로 어느집 대청마루

섬기지 않을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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