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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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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47회 작성일 16-04-03 12:51

본문

1.

암개는 키우지 않으리

사립문을 열고 들어서면
앞발을 쭉 뻗어 납작 엎드렸다가
한달음에 폴짝 뛰어오르는
내 사랑 보니

소 젖을 먹여 키웠더니
내가 제 애미인 줄 알고 따르던 보니
숨바꼭질 하기 좋아하고
어디에 숨었는지 잠꾸러기
보일 듯 말듯
그래서 '보이니'
그래서 '보니'

제 새끼에겐 매정했다.

딸랑 한 마리를 낳았는데
새끼를 낳고부터 사립문만 보았다.
'목줄이 거추장스러울까?'
목줄을 풀어놓은 어느 날은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만신창이가 되어 피가 엉겨 붙어 왔다.

"털 많은 짐승은 정을 주면 안된다."

어머니의 말도 귀에 들지 않고
해산에는 미역국이 좋다시며 끓여 내시고
보니는 젖을 물리다 달을 종종 보았다.

달을 보고 짖을 때면
할머니는 새벽의 기침 소리가
대 담배 재를 터는 못마땅한 소리셨다.

누이는 알고 있었다.

장마당에 서커스가 들어온 날
마을 사람들의 뜬 마음속으로 뒤를 따르다가
곡마당 뒤꼍에서 흘레 붙었다는 걸


2.

"이놈의 개새끼, 밥값도 못 한다."

아버지는 사립문을 열고 들어오시면
애꿎은 허공에 주먹질을 하셨다.

"이놈이 이레 봐도 진돗개여,
귀 좀 봐봐, 자 봐봐!"

보니에 윗입술을 까 뒤집으며
숨겨진 송곳니를 보여 주고는 했는데
보니는 그럴 때마다 혓바닥을 넬름거리며
아버지의 콧잔등을 핥았다.

쥐를 잡아 댓돌에 올렸다.
어머니를 까무러치게 했다.
이웃집에 좀도둑이 들었다.
순번을 따라오다가 건너뛰기를 했다.
뉘 집 마당에 속옷을 물어왔다.
도둑의 누명을 쓰고 싸움을 만들었다.

보름 밤마다 곡마당에 노름꾼들이
투견을 했다.

보니를 내주면 이겨도 져도
쌀 서 말을 주겠다는 말에 아랑곳없었다.
애지중지 할머니의 이 빠진 참빗으로
보니의 등을 빚으셨던 아버지

어디를 가나 보니를 앞세웠던 목줄은
녹슨 대못에 걸려 녹이 슬었다.

해바라기 집, 딸 부잣집, 진도 개집
그중에 진도 개집이 제일 듣기 좋다시던 아버지
그렇게 따르던 보니도
아버지가 사립문을 들어서면
숨을 죽였다.



3.

대보름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강둑에 모여들고
쥐불놀이에 망우리는 제비 돌기를 하고
꽹과리를 앞세운 마당놀이패가
골목마다 흥을 돋웠다.

술 추렴에 묵은지 한 조가리 입에 털어 넣고
마당 패는 노인들의 사이사이를 돌며
무명장수를 빌고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볏단을 태운 불은 해 걸음을 잡아당겼다.

고무신을 잃어버려
허리춤에 고무신 한 짝을 차고
마당으로 들어섰지만
보니는 보이지 않았다.

달을 보면 짖던 보니
새끼를 두고 어디 갔을까?

마을 사람들이 잠든 마당의 울
노란 해바라기는
보름달이 크게 내려왔지만
고개를 숙인 새벽이었다.

보니의 새끼 울음소리에
사립문을 열고 밖을 나갔더니
보니는 축 늘어진 몸으로
곡마당 이 있는 장마당으로 머리를 두고
미동도 하지 않았다.

개밥그릇을 핥아 반짝반짝 윤이 나던
먹성은 간데없고
시름시름 뱃가죽에 그리움을 말려가던 보니

보니는 달을 보고 짖지 않았다.

새끼는 흰몸에 까만 점박이를 두고
어미의 품에 젖을 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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