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꽃망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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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꽃망울
삼월이 깊어 가니
겨우내, 애먼 바람의 돌팔매에 깨진 체
힌동안 쓸모없던 나무 가지에
베이지 빛 전구가 생겼다
옆 건물에서 세어나온 불빛에도
저 벌거 벗은 목련 주위는
늘 빈집처럼 어두웠다
하나뿐인 달님 친구가 찾아와도
깜깜하기는 마찬가지다
고요하기까지 하니
적막 그 자체다
그게 어찌 된고 하니
그러니까
한 보름전부터
바람과
봄 햇살과
빗방울이 번갈아 가며
긴급히 전기 공사를 하더니
마침내 오늘에서야
꼬마 전구 한 알씩
얼굴을 내민다
멀지 않아
밝은 베이지 빛으로
휘황찬란하게 밝혀 주겠지
어두운 밤이든
환한 대낮이든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이야
정작
불빛을 뽐내다
불빛이 수명을 다 하는 날
자신의 수의가 되는 줄 모르고서.
댓글목록
金富會님의 댓글

이제 4월 입니다....
꼬마전구 한 알씩....얼굴을 내민다/는 표현....
참신하네요...^^
자신의 수의가 되는 줄/.................반전의 결구도 멋집니다.
좋은 작품 잘 보고 갑니다.
건강 잘 지키시구요...^^
幸村 강요훈님의 댓글

김시인님!!~~
늘 변함없이
제 졸작에 남기신 댓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덕분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