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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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이 떨어졌다
내 입은 거짓말을 주식으로 살아왔다
내 입은 험담을 간식으로 살아왔다
나는 몸뚱이를 아래부터 꾹꾹 눌러가며 위로 밀어올린다
얼룩말 장죽이 기어나온다
부러진 뿔은 곧 잃어버린 염치다
치석은 그렇다면 결부좌 튼 사고방식인 셈,
소금으로 대신 양치를 했다
입가심으로 짜디 짠 맛을 몰아내다가,
저기 베란다 너머,
노란 거품들이 일어선다
치약이 필요 없는 개나리들
입 안으로 단무지 한 조각이 들어온다
댓글목록
시엘06님의 댓글

치약에서 개나리로, 다시 단무지로 이미지가 옮겨가는, 사유의
기막힌 이동을 봅니다. 단지 양치일 뿐인데 거기서 참회를 끌어내시네요.
멋진 시를 한밤에 읽습니다. 좋은 꿈을 꿀 것 같습니다.
저는 세수로 무언가를 끌어내고 싶은데 막혀서 주눅듭니다. ^^
잘 감상했습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맥락과 이미지의 도약이 심하지 않을까 고심을 좀 했습니다.
시인님께는,
외려 제가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신선한 월요일 되세요. ^^;
두무지님의 댓글

기막힌 시상에 혼곤해 집니다
그래서 시는 언어의 천재,
사앙보루님이 해내셨습니다.
좋은 글에 잠시 빠져봅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과찬이시고요, 감사드립니다.
두무지 시인님 시,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건시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