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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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반란
꽃샘바람이 까치 한 마리
결박하여 원두막 지붕 위 매달아 놓았다
비상연락망 급히 타전되고
우르르 까치떼 몰려온다
집수리하다 망치 들고 오는 까치
젖 먹이다 옷고름 풀어 젖힌 까치
장기 작파하고 수염 치렁치렁한 까치
배 밭이 새까맣다
붉은 머리띠를 한 까치가 호루라기를 불자
결합보다 견고한 결속의 띠
쇠바늘로 어깨에 어깨를 잇대어 꿰맨다
바람도 걸릴 것 같은 그물
꽃 물들고 싶다고
부리로 배나무 가지를 부러트리며 앙탈을 부린다
가히 목숨을 건 것이라서
두만강까지 쳐들어가는 것이라서
미나리꽝 백로도 막대기가 되었다
시위는 폭력으로 변질 되고
후드득 배꽃들이 바닥에 뒹군다
나는 고개 절레절레 흔들며
봄을 가석방 한다
댓글목록
현상학님의 댓글

가방석된 바람이 따뜻합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언젠가 장난삼아 새끼 까치 한 마리 잡아
원두막 지붕에 묶어 놓았죠
금세 몰려오는 까치 떼
피보다 진한 결속력에 놀린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봄은 분노한 까치처럼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온 대지를 꽃물들이고 싶다고 ,,,,,,
님의 시를 감상하며 어쩌면 저렇게 큰소리 안내고 부드럽게 쓰실까
많이 고민하며 배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봄을 빼앗긴 철거민들의 집단항거를 보는 듯합니다
웬간하면 석방하고 훈방조치로 다독야겠습니다
성질부리지 않게, ㅎㅎ
배꽃은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했을 텐데
감사합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고속으로 질주하는 봄을 보며 까치 떼를 생각했지요
하찮은 새라고 우습게 보았는데
떼로 다려들며 데모하는 모습을 보며 항복을 했습니다
만나면 으르렁거리는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
봄은 그렇게 전쟁처럼 꽃물을 들이고 있습니다
갑장님 잘계시죠
감사합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바닥에 나뒹구는 배꽃이 아픈
쓸쓸한 ~~봄은 봄이지요..
김선근님의 댓글

반갑습니다 오영록 시인님
언제나 봄이 오나 했는데 벌써 봄은 꽃소식을 전하며
반환점을 돌고 있지요
짧은 봄은 언제나 아쉽기만 합니다
농사 준비는 잘하고 계시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