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산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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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산 진달래
-세월호
고려산 가는 길에 옥수수와 떡을 샀다
비닐로 싼 음식을 건네며 강화여인은
텃밭에서 애지중지 키워 수확한 것들이라 한다
허름한 집들에는 허망한 기별처럼 라일락이 피었다
붉은 제복을 입은 건장한 아들들이 벽돌 같은 것을
등짐 져 산위로 나르고 있었다 서글픈 해병들.
산 정상 웅덩이에 핀 *오련(五蓮)을 날려
떨어진 곳에 절을 세웠다는 백련사(白蓮寺).
비구승들이 문을 꼭 걸어 잠그고 정진하고 있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서 버리는 것이다.
굽이 굽은 능선 따라 다투어 들어선 사람들
단내 나는 꽃구경에 세월 가는 줄 모른다
허무하게 벌써지는 꽃들에 묵념.
글썽이며 산을 내려왔다 먼 바다에는
해지도록 ***세월이 삼킨 꽃들을 건져 올리고 있었다
* 오색연꽃을 날려 각각 떨어진 곳에 각각 적, 백, 황, 흑련사를 세웠다는 전설
** 백석의 시
***세월호
댓글목록
카프카007님의 댓글

좋은 시에 머물고 갑니다
희생자들의 아픔에 숙연해지고
백석 시의 한구절도 가슴 에 와 닿습니다
건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