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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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김인수
해 질 녘 해무가 수평선을 뭉갤 즈음
석양은 쇠락이라는
트라우마를 어쩌지 못해 매직아워,
그 쓸쓸한 길을 걷겠다.
조락의 생은 또 하나의 시린 하늘을 부둥켜 않은 내면을
와온 바다가 연신 핏빛으로 받아 적고 있다
석양이 하루의 목을 조일 때
너른 갯벌에 대나무 발, 해독 할 수없는 암호
고대 어느 문명 문장 같은
누군가는 꼼짝달싹 못 할 카르타고의 학익진(鶴翼陣)이다.
케코바 미로에 갇히면
돌아갈 기억을 상실한다.
서대, 도다리, 숭어, 빗감생이, 깔따구,
무당거미 그 시린 올무에 걸려 존재의 각을 세우다. 절망의 오솔길로 끌고 간다.
와온은 지난 기억들이 칠해놓은
파스텔톤 색감을 가지고 있다.
그 색감속에 슬픈 기억이 미약처럼 발라져 있다.
늙은 어머니 얼굴에 초승달 뜰 때
만상으로 잡히는 주름살 같은 파도가 깔려있다.
뻘 등 옆으로 붉은 동맥 훤히 드러나 흐르고
폐목선, 끊긴 닻줄이 갯바람에
지렁이 체 문장으로 하루 하루를 육필로 쓰고 있다.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김인수님
안녕 하십니까? 반가운 시인님!
순천만의 와온바다에 비친 석양의 일몰의 아름다움을
한 인생의 삶을 비유해서 멋지게 그린 황홀한 시어들에 폭 빠젔다 가옵니다
와온은 지난 기억들이 칠해놓은
파스텔톤 색감을 가지고 있다//
감동적인 시를 모셔 갑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시간 되시옵소서!!
김 인수님의 댓글

가까이에 와온이 있어 날씨만 좋와도 와온 해안으로
드라이브를 하지요
가끔은 카메라를 들고 가면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해지기전 해지기후 30분
그 매직아워 시간을 놓치 않치요
바다 앞에 솜섬과 낙조가 어떻게나 가슴 부풀게 하는지 먼곳에서 문인들이 오시면 와온에 가서
차를 마시며 노을빛에 생을 관조하기도합니다
언제나 따스한 온기로 거닐어 주신
은영숙 시인님 감사드립니다
박성우님의 댓글

곽재구 시인의 '와온바다' 시집을 읽고 나서...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오늘 선명하게 먼저 만납니다.
잘 읽었습니다.
김 인수님의 댓글의 댓글

박성우 시인님 다녀가심 감사드립니다
와온바다는 가까운 곳에 있어 자주 다니는 곳입니다
낙조가 아름답기도 하고
너를 뻘밭과 너른 바다를 가슴에 담을수 있습니다
그 곳에 가면 가슴속에 오릴 수많은 언어가 숨쉬고 있기도 합니다
귀한 시인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