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에 대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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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에 대한 유감有感 / 금테우리
1.
여태의 중력은 하늘의 압력이었다 어미의 자궁이 열릴 때부터 감히 천국을 넘보지 말라는 묵시의 지령에 어린 눈알이 겁박을 받았음에도 탯줄이 잘리면서부터 엉덩이를 내려치는 하늘의 일격에 젖 먹던 전생의 기억을 가까스로 꺼내어 반격의 함성을 힘차게 내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치 없는 나잇살만 키우며 감히 쇠날개에 몸통을 싣고 비행을 일삼지 않았나 여행이라는 구실로 설레는 정신줄을 붙들고 에베레스트를 넘나들며 적어도 일만 미터 고도를 오르내리며 그것도 모자라 구름을 뚫고 해와 달을 넘봤으니
2.
지금의 중력은 어느덧 지옥의 유혹으로 둔갑했다 세월이 흐를수록 기세가 등등하다 불혹과 지천명에서는 그나마 느슨하더니 이순의 기슭으로 파고들자 기다렸다는 듯 마구 잡아당기고 있다 주름을 당기고 뱃살을 당기고 버틸 힘조차 버겁다며 축 늘어진 것들 죄다 끌어당기고 있다 결국 내 생에 천국의 날줄은 처음부터 없었다 내 곁엔 늘 지옥에 가까운 중력의 씨줄만 얼씬거렸으므로
3.
살찐 궁상의 행간이 무심결에 육십갑자를 굴리다 꾸벅꾸벅 묵직해진 눈두덩이
마침내 막바지 각막에 이르러서야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다
이 지구의 무게에 내 나이의 질량을 곱한 값이 곧,
내 하늘의 무게요 나의 중력이라는 것을
고로, 그 무게를 지탱하는 것이
내 삶의 에너지라는 것을
댓글목록
李진환님의 댓글

ㅋ - 요거 하나로 여길 다 채우면 어떨까?
햐, 감히 쇠날개에 몸통을 싣고 //
잠깻ㅅㅅㅅㅅㅅㅅㅅㅅ, 으 쒸111
둑을라구 젊은이가 까불어?
김태운.님의 댓글

뭐라십니까
둑을 치우라구요?
제가 언제 둑을 쌓았습니까
허기사 어르신 눈엔 죽도 둑으로 보이실 테니
ㅎㅎ
환진이 할매!
까불기는커녕 불을 벨까 합니다
쒸는커녕 쉬이~~~~~
잡초인님의 댓글

중력에 대한유감에서 깊이있는 삶을
만났습니다
묵직한 중력의 무게를 감사한 마음으로
느낍니다 감사 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중력을 극복해야 오래 살아남는데 도움이 될 텐데
나잇살 따라 몹집만 불리고 잇답니다
그래서 더욱 묵직한가 봅니다
머물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