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점 > 창작시

시간의 점/광나루

흘러간 시간의 점들

덕지덕지 달라붙어

소나무 한 그루 감싸 안고 있다

얼마나 많은 고통이 있었기에

거북등 되어

저리도 깊은 골을 남기고 있을까

버텨 온 세월의 미소보다는

잔인함에 도사린 몸의 흔적이려나

누더기 되어 붙어있는 틈 사이로

개미 몇 마리 지나간다

길이 되어 주는 시간의 점들

어루만졌던 손들의 자국이 남아 번쩍거린다

누구는 얼굴을 부비고

온 몸을 기대어 안아 준 흔적들이다

기도하며 애원한

흔들리는 육신

가누지 못하는 손을 잡아

향기를 넣어준 점들의 자국

캄캄한 밤에도 그렇게 빛나고 있다

시간의 점들

그리도 빨리 흐르면서

서두르지 않고

오는 듯 가는 듯

그러나 쌓이면서

거북등 되어도

길을 남기면서

소나무 등에 붙어 부른다

내 손을 잡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