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로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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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나로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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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앙보르
해 뜨고 달무리 떨어진다
아나로그를 좋아한다
해변을 때리고 물러나는 저 파도
아나로그는 역동적이다
갈대바람이 구름을 밀고간다
아나로그에 머뭇머뭇 입을 맞추었다
꽃 피고 벌이 카오스로 날아든다
아나로그에 취한다
고요한 문자 한통
디지탈은 편하다 오직 그 뿐
시도 때도 없이 잠 깨우는
디지탈은 나를 좋아하지,
갓뎀 빅브라더
천변 시멘트 기둥 올리는
인부들 곁에서
담배 하나 빼어물고
바람 먹고, 바람 올려다보고, 바람 피우다가 딱 걸렸다
저 빛나는 디지탈 카메라, 암록의 눈깔
댓글목록
현탁님의 댓글

하하하.......................하
그럴 줄 알았어요 지금 어떤 시대인데 바람을 먹어요
아나로그는 앙데요...............ㅎ
김태운.님의 댓글

그래도 바람은 먹을 만 합니다
바람을 제어할 디지탈은 아직 없거든요
바람만 먹을 수 있다면
알바고 맥도 못 추립니다
ㅎㅎㅎ
힐링님의 댓글

바람 먹고, 바람 올려다보고, 바람 피우다가 딱 걸렸다
저 빛나는 디지탈 카메라, 암록의 눈깔
시대의 알레고리를 짚어내는 힘이
감동으로 이어지게 합니다.그만큼 깊은 내공으로 생을 견고하게
살아간다는 의미인 것을 유추해 봅니다.
시앙고르 시인님!
시앙보르님의 댓글

ㅎㅎ 위 세 분 시인님들 감사합니다.
요즘 어딜 가도 감시카메라가 많아서 께름칙 할 때가 많습니다.
술 한잔 걸치고 전봇대에 다리 걸기(?) 하는 분들이 줄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저도 포함~~)
카메라가 근거리, 원거리 줌용 등 너무 많아서 이게 점점 심해지면
과연 사생활이 있을까, 합니다.
물론 제가 지은 죄가 많아서 그렇겠지요?
사실 잘 아시다시피 디지탈은 분해하면 능동/수동소자 아나로그로 설계를 한 건데
끼적이면서도 혹 전문가의 눈치밥을 먹을까봐 나름 고민을 했답니다.
들꽃처럼1님의 댓글

9.11 테러 사건 이후, 미국을 시작해서 전 세계는, 안전이라는 깃발아래, 감시망을 그물처럼 치고 있지요.
앞으로 개인 사생활은 없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개인 신상기록은 chip 하나에 들어가겠지요. 간편성을 추구하는 심리로 인해,,무분별하게 이런 문명을 받아 들이고
생활화 하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우리가 쳐 놓은 그물 속에 갇혀 있는 셈이지요.
좀 불편했지만, 아날로그가 그리운 시대입니다. ^^..감상 잘 하였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시를 쓰는 것 만은 디지털이 아니라 아나로그 아닐까요?
디지탈이 깊어지면 질수록 향수도 따라 깊어질테니까요
아무리 사진이 황홀하면 선명하다 하나 눈으로 직접 보고 손으로 만지고 코로 냄새맡는 기본적인 것에 비할 수 있겠습니까?
아나로그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은 아마 시외에 문학을 하지 않을까요?
사각이 없는 선명한 눈동자까지도 시의 오브제가 되니까 그들도 시인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
잘 감상하고 갑니다.
시엘06님의 댓글

아날로그는 역동적이고 카오스적이어서 영원할 것 같습니다.
디지털은 영원히 아날로그 뒤만 쫓아다니겠죠. 따라오라고 하죠, 뭐 ^^
세태를 아주 신선한 감각으로 묘사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인간이 만든 기계를 인간이 통제해야 하는데, 천재 프로그래머들 중에는
시인 같은 분도 있고, 악성 바이러스 같은 분도 있지요.
다른 리플에 적었지만, '잔디밭에 출입하지 마시오' 영역을 침범했을 때
오류로 '레이저건' 발사되면 에구, 끝장이네요. 물론 과학자들은 창과 방패처럼
진화를 멈추지 않지만, 첨단기술은 늘 오류와 에러를 은닉한 구조라서 불안합니다.
정말 시인님들의 역할이 크지요. 뉴론 감성이 인간을 침범한다 해도 슬픔과 눈물
비애, 비탄, 고독... 은 우리 휴먼의 몫이겠지만, 문제는 기계를 통해 휴먼을 조작해서
기본 감성마저 왜곡시킨다면 또다른 Exit 가 필요하겠지요. 22세기 시인의 힘, 을 믿어봅니다. ^^;
창동교님의 댓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