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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한계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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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해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27회 작성일 16-03-1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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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한계선에서/

누가 그었나 이 땅위에 그림을 
왜 세웠나 저 높다란 철조망 을 
언제까지 있으려나 저 시커먼 그림자는 

해질녁이면 밤새우러 나가는 젊음이며 
해뜨는 아침에야 붉은눈을 비비며 돌아오는 

북녁으론 나뭇가지하나 꺽어세운 
울타리도 없는 곳에 
이웃으로 오가던 길은 콘크리트로 쌓고 
냇가며 도랑에는 가시철망을 쳐두고 
흐르는 강물에는 쇠말뚝을 박아놓은 

물 속 송사리는 오고가도 
하늘 멧새들은 넘나들어도 
땅위엔 들쥐 배암들만 드나들수 있는 구녕들 

구름은 왼편으로 와서 오른쪽으로 가고 
남녁으로 뻗은 가지위엔 까마귀 앉아우는 
까~악 
까~악 
서리맞아 시들은 들녁에 쭈뼛하게 울려 퍼지는 곳 

농사짓던 내 할아버지는 아니오 
운전수로 제대한 우리 아버지도 아니오 
세상에 나오지도 못했던 나두 아니요 

나 같은 우리 이웃도 아니오 
못사는 사람  없는 이 도 아니오 
헤어져 눈물로 지새우는 사람은 더 더욱 아니란 말이오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높디 높다는 당신네들 욕심을 채우려 
금 긋고 높이막아 오가지 못하는 그런곳이 아니란 말이오 

왜 그어 놓았느냐?  
지워버려라! 
뭣 때문에 세우고 막았는가?  
걷어 치워라! 

단군 할아버지 때부터 
실 금 하나 없던 이 땅 위에다 
이 못된 짓거리를 해놓고 
부끄럽지도 
하늘이 무섭지도 않더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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