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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6> 몽(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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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그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53회 작성일 16-03-11 09:46

본문

 

                       몽(夢)

 

   어젯밤 꿈자리가

 

   어머님이 집을 떠나 행방을 감추었다

   경로당길 발이 되었던 유모차도

   청려장(靑藜杖)지팡이도 그대로

   들마루 댓돌위에 백고무신 가지런히 벗어두고

   찾지도 말라며 유언서 한 장

 

   스므 살에 너희 집안에 시집왔어

   양반은 무슨, 얼어 죽을 개뿔

   나희 아버지 앞뒤 막힌 고집불통

   너희들이 더 잘 알 거다

   마흔 초년에 혼자되어 이날 이때까지

   손에 물마를 날

   눈에 눈물 마를 날이 없이

   너희들 뒷바라지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자식들 머리 굵어 치송(治送) 다하고

   손자 손녀 증손주까지 다 보았으니

   이젠 내 할 일은 다 하였구나

   더 이상 나를 찾지도 말아라

 

   우리 오남매는 거리로 나섰다

   며칠째 새벽부터 밤늦도록

   "어머님을 찾고 있습니다."

   어깨띠를 두르고 전단지를 돌렸다

   소용이 없었다, 아무런 소식도 연락도 없었다

 

   창(窓)너머 아침햇살이 내 얼굴에 쏟다 붓는다.

   식전(食前)에 밭일 나갔던 아내

   늦은 아침밥준비 도마질소리가 들린다

 

   어머님은 벌써 다섯 해 전

   노란 콩꽃이 노릇노릇 내릴 때쯤 돌아가셨다

 

   지금껏 저희들 곁을 떠나지 못하고 계셨구나!

   이제야 편히 가시는가 보다.

추천0

댓글목록

香湖님의 댓글

profile_image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매 아재 은제 왔는 겨
점심은 자셨는겨
건강은 여전 하시지요
날 풀렸으니 조깬치 바쁘겠네요
그래도 시엄시엄 하소 하늘도 한번씩 쳐다 봐가메 말입니더 
담배씨 만큼 보고싶네요

이태 전 하늘 가신 저의 엄니는 아적 못 떠나고 신새벽 같이 오셨던 데
또 떠나실 적 입은 홑 겹 가을 옷 그대로 입디다
많이 추우실 텐데......

시그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시그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역 출구에서
북쪽 하늘 쳐다보다가 그만 목젖이.....

상추씨만큼이나  두 분 보고싶네요?
건강하시지요....향호님!!

은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그린님
오랫만에 뵈옵니다 반가운 시인님!
그간 안녕 하셨습니까?!
부모님 꿈을 꾸면 더욱 그리워 지네요
고운 시심 속에서 머물다 가옵니다
꽃샘 추위 감기 조심 하시옵소서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 밤 되시옵소서! ~~^^

시그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시그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은영숙님!
봄의 기운이 한층 더 올랐습니다
봄 기운 듬뿍 받으시고 항상 건강,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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