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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뼈마디마다 바람이 들어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0회 작성일 16-03-13 05:37

본문

돼지 곱창에는 늘 깻잎이 부족했다.
깻잎을 많이 넣어달라 채근을 하면
염치없는 손이 부끄러워 한 줌
그도 성에 차지 않겠지만
양배추가 들어갔다.

당면이 곱창의 기름기로 번질거리는 시간
침샘을 자극하는 알 수 없는 허기
'그래, 소주 한잔이면 넉넉하다.'

먹고사는 것엔 자유가 없다.
쉬는 날이면
뼈마디마다 녹슨 대문의 소리가 났다.
세상의 문을 열면
문틈으로 들어오는 3월의 찬바람
너도나도 젖은 목숨이 구구단을 외는
재래시장 골목에서 만나는 사람들

'양껏, 푸짐하게, 재료에 구애받지 말자"
시장바구니를 들고 나서는 길
돈을 벌 때보다는 가족들의 만면한 웃음이
한 상 가득 차려졌다.

순대, 떡볶이, 만두, 즉석 어묵
매콤한 게 윤이 흐르는 홍어 무침이 유혹했다.
홍등을 켠 정육점 앞에서
삼겹살에 마음을 주고 망설이다
삶은 곱창을 샀다.

깻잎이 너무 많다는 떠꺼머리총각
군인 간다는 아들에게 대나무 주걱을 주고
대중을 알 수 없는 양념의 비법을 전수했다.
들깨와 들기름의 향방을 알려주지 않는
안방의 문은 열리지 않고
아내는 파업 중이다.

불린 당면을 준비해 준 아내에게
고맙다고 해야 할까
들기름이 없으면 참기름도 좋은 게지
눈총도 없고 잔소리도 없으니
'열려라. 참깨'

접시와 대 주걱으로 덜어내는 형식은
곱창집 아저씨를 필사한 것인데
국자를 쓸 때보다 훌륭한 배움의 눈동냥
기왕지사 순대도 들어갔다.

값을 매길 때면
어머니의 찬사가 궁금했다.
'이게 얼마냐'
사고 나면 최소치를
볶고 나면 최대치를 불려야 했다.
음식의 맛이 정해지는
어머니의 맛이었다.

막걸리에 천연 사이다를 타드시고는
'세상에, 술맛이 좋다. '하시는 어머니
곱창만 골라 먹는 둘째에게 눈총을 주지 않기로 했다.
입가에 붉은 양념을 묻히는 막내는
입맛을 요리 중이었다.

'양껏, 푸짐하게, 지금은 곱창을 먹을 시간'
곱창을 세고 있는 여섯 식구의 목숨이
뼈마디마다 기름칠한다.
유독, 주방에 프라이팬이 기름칠을 하는 날이면
아내는 일요일에 파업했다.

'여보, 뼈마디마다 바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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